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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사람 안 보이고 목소리만… "연동 제어에 오류 의심"
말하는 사람 안 보이고 목소리만… "연동 제어에 오류 의심"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2.07.2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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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경기도신청사 영상회의시스템 촬영 품질·작동 오류 문제 여전

수개월간 시스템 튜닝 했지만
제기된 문제 여전히 해결 못해

타 지자체보다 비트레이트 높여도
피사체 뭉개짐·화면 빛번짐 지속

방송기술자들 "전면적 점검 필요
구성 장비 교체까지도 고려해야"
광교 경기도신청사 영상회의시스템의 촬영 품질·작동 오류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광교 경기도신청사 영상회의시스템의 촬영 품질·작동 오류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지난 3월 본지가 보도한 바 있던 경기도신청사 영상회의시스템의 촬영 품질·작동 오류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운영기관에서 수개월에 걸쳐 설비 최적화(튜닝)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 대상인 피사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말하는 사람(화자)을 인식해 촬영하는 기능에서도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 것 또한 확인됐다. 방송장비 업계에서는 해당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인은 지난해 1월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경기도신청사 건립공사 관급자재 영상회의시스템 구매' 사업(입찰공고번호 20210112440) 발주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업은 추정가 47억2984만원 규모로, 도신청사 본청 △지하1층 도청대강당 △지상3층 경기전략회의실 △지상4층 다목적 회의실 △지상5층 도지사 상황실, 경기도의회 △지하1층 의회다목적홀 △지하1층 의회 회의실-1·2(2개소) △지상2·3·4층 의회회의실(3개소) △지상2층 본회의장 △지상1~8층 상임위회의실(13개소) △지상6층 중회의실 △지상3층 브리핑실 △지상4층 통합 조정실, 소산시설 등에 영상회의시스템을 설치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GH는 규격서에서 영상회의시스템 촬영 카메라에 대해 팬틸트줌(PTZ) 기능이 포함된 Full HD(약 200만 화소)급 이상의 장비를 납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카메라는 최대 30배 줌을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줌 기능을 사용할 경우 촬영 영상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센서 및 렌즈 등 광학 부품의 정밀도 등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영상회의시스템 설치 이후 경기도의회가 해당 시스템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촬영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도의회가 도의원들의 회의 모습 등을 촬영해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했는데, 영상의 선명도 등 품질이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 시민들과 방송장비 업계로부터 제기됐던 것이다.

도의회는 영상 품질에 관한 지적이 제기되자 해당 시스템을 대상으로 튜닝을 실시했으나, 영상 화질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촬영된 경기도의회 영상. 명패의 글자가 번져 보이는가 하면, 카메라 초점이 정확하지 않아 인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자료=경기도의회]
최근 촬영된 경기도의회 영상. 명패의 글자가 번져 보이는가 하면, 카메라 초점이 정확하지 않아 인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자료=경기도의회]

도의회의 최근 촬영 영상들을 확인해 보면, 이들 영상은 빛번짐이나 초점 어긋남 등으로 인해 인물이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 현재까지도 반복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송장비 기술자들은 이 같은 문제가 비트레이트(bitrate)를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 결과 화면이 뭉개지는 '깍두기' 현상과는 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레이트란 초당 처리해야 하는 비트(bit) 단위의 데이터 크기를 말한다.

경기도의회의 최근 촬영 영상 해상도는 가로 1280 픽셀, 세로 720 픽셀로 입력 비트레이트는 3Mbps 수준에 육박한다.

반면, 타 지자체 지방의회 영상들은 동일한 해상도에서 2Mbps 가량에 불과하지만 선명도는 경기도의회 영상보다 양호하다고 기술자들은 평가했다.

이들 지방의회에서 장비를 도입한 시기가 경기도의회보다 빨랐던 점에서도 의문은 계속 이어진다.

광주광역시의회는 지난 2018년 일본 S사의 방송 촬영 카메라를, 김천시의회는 2020년 국산 H사 장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런데도 이들 지방의회 영상회의시스템 영상 품질은 색표현력, 선명도, 노이즈 등에서 경기도의회보다 양호했다.

광주광역시의회가 지난 2018년 구축한 영상회의시스템으로 촬영한 영상. 기술자들은 영상 품질이 경기도의회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자료=광주광역시의회]
광주광역시의회가 지난 2018년 구축한 영상회의시스템으로 촬영한 영상. 기술자들은 영상 품질이 경기도의회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자료=광주광역시의회]

경기도의회가 최신 제품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타 지방의회의 구형 장비보다도 촬영 영상 품질이 떨어진다는 결론이다.

GH가 예산 부족으로 저가형 제품을 구매한 것도 아니어서, 결국 신청사에 설치된 장비의 성능 문제 외에는 영상 품질 문제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기술자들은 경기도의회에 설치된 촬영 카메라 장비에 대해 렌즈 초점을 제어하는 오토 포커싱(AF) 기능이 정밀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장비 내부에 있는 여러개의 렌즈를 움직여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AF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피사체가 뿌옇게 보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촬영 장비 내부에서 빛이 반사되지 않도록 하는 코팅 수준이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장비 내부에서 산란되는 빛이 이미지 센서까지 전달되면 화면의 선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스템이 영상 촬영 시 화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새롭게 발견되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영상회의시스템에서 화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빈 자리가 촬영된 모습. 시스템-카메라-마이크 연동에 문제가 있다고 기술자들은 지적했다. [자료=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영상회의시스템에서 화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빈 자리가 촬영된 모습. 시스템-카메라-마이크 연동에 문제가 있다고 기술자들은 지적했다. [자료=경기도의회]

지난 6월 촬영된 '교육기획위원회 제360회 정례회' 영상이 한 예다. 회의 도중 촬영 카메라가 화자를 인식하는 데 실패, 그 결과 사람이 없는 빈 자리를 촬영한 것이다.

기술자들은 시스템에서 카메라와 마이크 간의 연동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청사 영상회의시스템 운영에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문제들이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은 해당 문제들이 '튜닝' 수준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해당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부터 시스템 구성 장비들의 교체까지도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영상회의시스템 신규 구축이나 교체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에서는 준공 전에 영상 품질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납품 장비의 성능이나 사양이 요구조건을 충족하는지 서류상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장비가 하나의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장비 간 연동 제어, 촬영 영상 품질 등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기술자는 통화에서 "신청사 영상회의시스템 문제들은 구축 완료 전에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사업 담당 공무원들은 공공 사업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추진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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