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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라이브커머스PD, 그로스해커에 거는 기대
[창가에서] 라이브커머스PD, 그로스해커에 거는 기대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2.08.15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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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논설위원.
이민규 논설위원.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의 취업은 여전히 어렵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OECD 국가의 청년(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과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75.2%로 37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2020년 고용률을 분석한 자료이지만 최근의 통계치를 뽑더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경연은 청년 대졸자의 취업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꼽았다. 2015년 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 취업자의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율은 50.0%로 나타났다. 취업자 10명 중 절반이 일자리를 얻을 때 대학전공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조사대상 OECD 22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5월 통계청 조사에서도 일자리와 전공과의 불일치율은 52.3%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은 전공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 청년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취업자 과반수가 전공과의 미스매치를 경험하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 국가나 사회의 비극이다. 대학입학을 위해 수년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처럼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입시 위주의 교육시스템에 있다고 본다. 대다수 고등학생이 계량화된 대학 입시의 틀 안에 갇히다 보니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자신의 적성이나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는 게 사치일지도 모른다. 일단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수능 점수에 맞춰 전공을 골라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적성이나 희망진로를 무시하고 선택한 전공과목이 흥미로울 리 만무하다. 대학 입학 때 그랬던 것처럼, 울며 겨자먹기로 학점을 따면서 고통의 시간을 견딘다.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고 교문 밖을 나서면 밝은 세상이 펼쳐지리란 막연한 기대와 함께….

그러나 막상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면 냉혹한 현실세계와 맞닥뜨리게 된다. 간절하게 일하고 싶고, 충분히 일할 수 있지만 오라는 곳이 없다. 안정적이고 보수도 넉넉한 일자리를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다. 쉬운 말로 청년 백수가 되는 것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기존 일자리 형태가 급격히 변화하는 것도 짚어봐야 한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은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개인이나 학교, 사회 모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 전공과 일자리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혜안과 긴 호흡이 요구된다.

새로운 생각과 대안이 절실하던 참에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굴한 신생직업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고용정보원은 기업의 경영혁신과 유통방식의 변화, 정부 정책 및 제도화,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서로 연계하면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직업 세계 변화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의 토대 위에서 33개의 신생직업을 발굴했다.

신생직업 중에는 라이브커머스PD, 데브옵스엔지니어, 그로스해커와 같은 낯선 이름들이 많다. 라이브커머스PD는 온라인상에서 제품의 상업적 판매를 위해 실시간 방송기획부터 송출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맡아서 진행하는 일을 한다.

데브옵스(DevOps)는 개발(Develoment)과 운영(Operation)을 합한 말이다. 데브옵스엔지니어는 소프트웨어의 신속한 개발과 통합, 자동화 등의 필요성에 따라 발생한 융복합 직업이다. 이들은 서비스 제공과 유지에 필요한 시스템을 설계·구축·운용하며 효율성을 위한 자동화 시스템의 개발·운영환경에서 발생하는 정보통신기술 이슈에 대응한다.

그로스해커(Growth hacker)는 성장(Growth)과 해커(Hacker)를 결합한 말로 고객의 반응에 따라 제품 및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과 운영 전반에 대한 성과를 분석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추진한다.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 농업분야에서도 신생직업이 나타났다. 식물공장재배원은 식물공장에서 채소, 특용작물 등의 파종과 이식, 정식, 수확에 관한 일을 한다. 식물공장이란 이름도 새롭다. 외부와 차단된 시설 안에서 빛과 온도, 배양액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으로 제어해 계절에 관계 없이 계속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식물공장이다.

데이터분야의 신생직업도 주목할만하다. 데이터라벨러는 자율주행과 자연어 인식 등 인공지능(AI) 프로그램 개발이 주된 업무다. AI가 학습 데이터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텍스트와 사진, 동영상, 사운드 등의 파일에 등장하는 사물이나 동·식물, 특정 단어, 라벨(정보 표식)을 수집하고 가공한다.

아직 이름조차 생경한 이들 신생직업이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미래시장을 이해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기획 및 마케팅 능력, 이와 연계한 직무에 대한 이해와 운영능력, 데이터에 바탕을 둔 분석능력이 경영사무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으로 먹고 살고 힘든 세상이다. 부지불식간에, 돈을 벌고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밝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그 이전에 살아남기 위해 세상의 변화를 부지런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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