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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펜으로 3D 형상 ‘뚝딱’
디지털 펜으로 3D 형상 ‘뚝딱’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2.08.18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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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펜과 멀티터치 제스처 통한
동적 3D 스케치 시스템 개발
배석형 KAIST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3D 스케칭 시스템의 작동 방식 설명. (a) 스케칭(sketching): 3D 곡선은 디지털 펜으로 그린 2D 곡선을 3D 평면 위에 투영시켜 생성한다. (b) 세그멘팅(segmenting): 3D 곡선을 색칠하듯 선택하여 움직일 수 있는 여러 부분으로 구분한다. (c) 리깅(rigging): 손가락으로 원하는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적절한 관절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d) 포징(posing): 손가락으로 특정 부분을 잡고 끌면 순운동학 혹은 역운동학을 통해 관절의 움직임이 계산되어 원하는 자세가 얻어진다. (e) 필르밍(filming): 원하는 시점과 자세를 지정한 일련의 키프레임을 부드럽게 연결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출처=KAIST]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KAIST는 산업디자인학과의 배석형 교수 연구팀이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듯한 펜 드로잉과 장난감을 손으로 다루는 듯한 멀티터치 제스처만으로 `움직이는 3D 스케치'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한때 공상과학 영화의 전유물이었으나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일상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된 접이식 드론, 변신형 자동차, 다족 보행 로봇처럼 여러 움직이는 부분과 관절로 이뤄진 제품은 디자인할 때 형태뿐만 아니라 구조, 자세, 동작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므로 전문가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의 3D 캐드(CAD) 소프트웨어는 정교한 형상 작업에 특화돼 있어 움직이는 모델 하나를 제작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데, 특히 이는 다양한 가능성을 넓고 빠르게 탐색해야 하는 디자인 초기 과정에서 심각한 병목과 비용을 초래한다.

반면, 배 교수 연구팀은 모든 디자인은 종이 위에 펜으로 빠르게 그린 2D 스케치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디자이너가 디지털 태블릿 위에 디지털 펜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2D 스케치로부터 입체 형상을 생성하는 `3D 스케칭'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생성 중인 3D 스케치를 마치 장난감을 다루듯 두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직관적인 멀티터치 제스처를 설계 및 구현함으로써 순식간에 살아 움직이는 입체 형상을 만들 수 있는 `움직이는 3D 스케칭' 기술을 완성했다.

이준협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해당 연구는 8월 초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최대 규모의 국제학술대회인 ACM 시그래프 2022(ACM SIGGRAPH 2022, h5-색인: 103)에 발표됐다.

유망 신기술로 초청받아 4일간 진행된 `이머징 테크놀로지(Emerging Technologies)' 현장 기술 시연 모습. [사진=KAIST]

이번 시그래프(SIGGRAPH)에는 전 세계 유수의 대학교 연구진, 마블(Marvel), 픽사(Pixar), 블리자드(Blizzard)와 같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사, 영화사, 게임사,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와 같은 첨단 제조사를 비롯해, 메타(Meta), 로블록스(Roblox)와 같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 관계자 1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교수 연구팀의 기술 논문(Technical Paper) 성과는 SIGGRAPH에서 유망한 신기술을 현장에서 시연하는 `이머징 테크놀로지(Emerging Technologies)' 프로그램에 초청됐을 뿐만 아니라, 그중에서도 Top 3 우수 기술로 선정, 특별 강연으로 소개됐다. 제2 저자인 김한빛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박사과정 학생이 불과 10분 만에 유려한 형태의 동물 로봇을 그리고 움직여서 입체 동영상을 완성하는 모습은 현장에 모인 청중의 감탄을 자아냈고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우수 전시상(Honorable Mention)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배 교수 연구팀의 성과는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 제1위 국제학술지인 ACM Transactions on Graphics에 게재되고, 이와 연동되어 8월 초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최대 규모의 국제학술대회인 ACM SIGGRAPH 2022에서 발표됐다. [사진=KAIST]

이번 SIGGRAPH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에드윈 캐트멀(Edwin Catmull) 픽사 공동 창업자 / 전 회장도 이 연구를 두고 "매우 훌륭한 업적이자(really excellent work), 픽사의 창의력 넘치는 디자이너들에게 필요한 도구(the kind of tool that would be useful to Pixar's creative model designers)ˮ라며 높이 평가했다.

연구를 지도한 배석형 교수는 "디자이너가 생각하고 작업하는 방식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효과적인 디자인 도구를 만들 수 있다ˮ며, "직관적인 상호작용 방식을 통해 여러 상이한 알고리즘을 하나의 조화로운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ˮ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학생 개개인이 디자이너인 동시에 엔지니어를 지향하는 KAIST 산업디자인학과만의 융합적인 토양이기에 가능한 연구였다ˮ고 덧붙였다.

3D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입체 형상과 같은 수준 높은 창의적 결과물을 기존 방식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쉽고 빠르게 생성할 수 있어서 가까운 미래에 콘텐츠 산업, 제조 산업, 나아가 메타버스 산업의 디자인 실무 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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