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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칼럼]젊은 세대의 불만과 항의
[채수찬칼럼]젊은 세대의 불만과 항의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08.31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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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 •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필자가 어렸을 때, 나이 차가 나는 사람들간의 다툼은 대개 연장자의 훈계로 끝났다. 시대가 바뀌어, 요 즘은 젊은이와 노인이 다투면 젊은이는 막말하며 달려들고 노인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훈계라도 할라치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며 “노인이 망발하는 꼴불견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겠습니다”고 위협하여 여기에 꼬리 내리고 도망가는 노인에게 의기양양하게 야유를 보낸다. 노인들은 스마트폰을 맞들이 대며 싸울 줄 모르는 약자다.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젊은이들은 기회만 있으면 노인들에게 트집 잡으려 든다.

필자는 젊은이들에게 “왜 요즘 젊은이들이 노인들에게 그렇게 적대적인가”하고 물어보았다. 몇 가지 대답을 들었다. 한 가지 대답은 옛날과 달리 요즘은 노인들에게 배울 게 없어 존경심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배울 것은 인터넷에서 다 배우기 때문이란다.

또 한가지 대답은 노인들에게 젊은이들 몫을 빼앗기기 때문이란다. 일자리도, 국민연금도 그런 구조라고 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대답은 요즘 젊은이들이 노인들 에게만 적대적인 게 아니고, 자신과 이해가 상충되는 다른 집단들에게 모두 적대적이라는 것이다. 이십대 여자와 남자가 서로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도 그런 예 가운데 하나다. 차별을 당한다, 또는 역차별을 당한 다고 느끼기 때문에 서로 충돌한다.

필자는 다른 설명을 찾아보았다. 필자의 성장기에는 모두 다 가난했지만, 열심히 일하면 뭔가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을 지니고 살았다.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생활의 향상이 있었고, 함께 열심히 일한 결과로 나라 전체도 큰 걸음으로 성장했다. 당시 노인들은 다음 세대를 위한 희생을 숙명처럼 받아들였고, 젊은이 들은 배움을 찾고, 일하며 꿈을 키워갔다. 그리고 그들의 꿈은 실제로 이루어졌다. 지나고 보니 자신들이 꿈꾸었던 세상을 오히려 넘어서는 세상에서 살게 됐다.

요즘 젊은이들의 경험은 어떤가. 그들은 모든 사람이 함께 가난한 세상을 경험하지 않았다. 풍요롭지만 양극화된 세상에서 자라났다. 양극화가 생겨난 원인은 풍요를 이루는 과정에서 개인에 따라 다른 운과 능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주어진 세상은 평등한 세상이 아니다. 윗세대로부터 여유있는 자산을 이어받은 사람 들에게는 여러가지 길 가운데 자기가 원하는 바를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뛰어난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은 이전세대의 성취를 발판으로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지 못 한 사람들은 상실감을 느낀다. 이들에게는 속될 말로 ‘배고픈 것이 문제가 아니고 배아픈 것이 문제’가 된다. 젊은이들의 불평등 사회에 대한 불만은 여러가지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스마트폰 시대의 약자인 노인에 대한 적대행위일 수 있다. 물론 어떤 이유에서든 약자에 대한 가해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행위들로 불만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 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그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신분사회나 억압적인 사회에서는 불평등이 있어도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개방적이고 민주 적인 사회에서는 불평등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구성원들이 불평등을 받아들이려면 기회와 공정성이 보장돼야 하고, 경쟁에서 결과적으로 생겨나는 불평등이라 할지라도 지나치지 않도록 시정하는 분배 메커니즘이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의 노인에 대한 또는 다른 집단에 대한 적대행위는 사회병리적 현상이다. 이러한 행위가 사회 불평등에 기인한다는 진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불만에서 오는 항의임은 분명하다. 무엇이든 그 뿌리를 찾아 치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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