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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공입찰서 '특정 제품' 요구는 최후 수단이어야
[기자수첩] 공공입찰서 '특정 제품' 요구는 최후 수단이어야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2.08.30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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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정보통신신문 기자.
박광하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대구 수성구가 수성아트피아 음향·영상설비 구매설치 사업에서 특정 외산 장비를 납품토록 입찰 공고를 실시했다.

수성구는 L사의 파워앰프를 구매하겠다며 해당 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과 '물품공급·기술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공급 협약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일자, 본공고에서는 사전규격공개 때보다는 얼마간 낮아진 금액으로 협약서가 올라왔다.

그동안, 공공 방송장비 구축 사업에서 특정 장비를 도입하겠다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특정 제품을 요구하고 그것을 반드시 구매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한 기관은 만나보기 어려웠다.

한 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특허 기술이나 비표준 기능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가? 특정 기업 제품 외에는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할 다른 제품이 전혀 없는가? 다양한 제품이 경쟁할 수 있도록 발주 방식을 고민했는가?

하지만 특정 제품을 요구하는 사업을 강행하는 관계자들은 "그 제품이 훌륭하기 때문에 구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할 따름이다.

이들의 답변을 듣고 있노라면 '경쟁입찰 방식을 사용하지 말고 그냥 수의계약으로 구매하지 그러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입찰이란 방식을 빌리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시민 세금으로 장비를 구축·운영하는 공공 사업에서는 사업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규격을 제시하고, 그 규격을 만족하는 다양한 제품이 입찰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요기관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경쟁을 배제하고 특정 장비를 구매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해당 기업에 대한 특혜가 되기 때문이다.

수성아트피아의 사업으로 돌아가 보자.

"노후장비인 L사 스피커를 계속 사용하겠다"며, 호환성을 이유로 같은 회사의 파워앰프를 구매한다는 게 수성구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사업 담당자들에게 "타사의 스피커와 파워앰프를 납품토록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 있는가"를 물어봤다.

16억원이라는 배정예산이라면 국산 스피커와 파워앰프 등 설비 전체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게 방송장비 기업들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성구는 이런 의견을 수용하지 않겠다며, 그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입찰을 밀어붙였다.

만약, 수성구의 이 같은 사업 방식이 허용된다면, 앞으로는 교체 장비 일부를 잔존시킨 이후 해당 장비와의 호환성 보장을 빌미로 특정 제품을 납품하라는 사례가 뒤를 이을 것이 불문가지다.

수성구의 사업 추진을 납득할 수 없었던 방송장비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에 대해 감사를 해달라며 감사원에 제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가 여러 제품이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는지, 논리적인 최후 수단으로 특정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감사원에서 면밀하게 살펴봐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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