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광티이씨 전무
둔촌재건축 정보통신총괄감리단장
최근까지 민간아파트 재건축 현장 감리용역 중, 건축감리(토목·기계·조경 포함) 용역과 전기감리 용역은 건축인허가 지자체가 주택조합으로부터 위임받아서 PQ(Pre-Qualified) 경쟁입찰방식으로 발주하였고, 소방감리 및 정보통신감리 용역은 주택조합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발주하였다.
그 결과 소방감리 및 정보통신감리 용역은 주택조합의 이권 중 하나로 전락하였으며, 전기감리 용역비는 1인당 연간(Man × Year당) 1.5억원이상 정도인데 비해, 소방감리와 정보통신감리 용역비는 1인당 연간 0.7억원 정도로, 전기감리 용역비에 비해 1/2이하로 열악하였다. 감리용역비가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 각종 편법과 탈법이 난무하여 부실감리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어렵다.
소방청은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소방감리업무가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2021년에 ‘소방시설공사업법’을 개정하였고, 유예기간을 거친 후 올해초부터 민간아파트 건축분야의 소방감리용역을 PQ 경쟁입찰방식으로 변경하여 시행되게 함으로써 소방감리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변화는 소방감리용역비의 정상화로 소방감리원 임금과 근무여건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만약 민간아파트 건축현장의 정보통신 감리용역입찰 제도만 여전히 수의계약 방식으로 유지된다면 건축감리, 토목감리, 기계감리, 조경감리, 전기감리, 소방감리, 정보통신감리 등 7개 분야 감리원들 중 정보통신감리원이 가장 열악한 임금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경우 감리의 역할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주택조합에서 감리용역을 발주하면 조합의 용역비 후려치기, 과당경쟁으로 인한 감리회사의 덤핑과 저가 입찰 등으로 인해 감리용역비가 원가 이하로 터무니없이 추락할 뿐 아니라, 주택조합의 이권개입을 위해 암암리에 입찰조건에 갑을 관계로 반영되어 비정상적인 감리용역계약이 이루어지게 되고, 정보통신감리원들의 처우와 근무여건을 최악으로 떨어뜨리게 된다.
아파트 건축공사비 중 전기, 소방, 정보통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5~7% 정도로 유사한데 비해, 정보통신 감리분야는 낙후되고 현실성 없는 법·제도로 인해 용역비 및 투입감리원 수 등에서 열악한 상황에 있다.
건축분야에서 정보통신은 4차 산업혁명기술의 건축분야로의 융합뿐 아니라, 전기·기계·소방 등 모든 설비들을 SI(System Integration)시켜 스마트한 운영체계 구축 등을 통해 건축물에 지능(Intelligence)을 부여하는 화룡점정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도 불구하고, 전기 및 소방감리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감리원이 배치되고 있으며, 감리용역 계약 역시 열악한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등 건축 분야에서 강화되는 정보통신 역할에 비해 법·제도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보통신감리원들의 근무여건과 권익을 대변할 단체나 조직이 없는 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기술이 건축에 접목되어 스마트 빌딩, IoT 스마트홈으로 발전되어 콘크리트 덩어리인 건축구조물에 지능을 부여하여 스마트한 생활 및 근무 공간의 제공 등과 같은 건축정보통신의 중대한 역할에 걸맞게 정보통신감리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낙후되고 미비된 법·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민간 아파트건축분야의 정보통신감리용역 입찰방식이 PQ경쟁 입찰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하며, 전기 및 소방감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감리원 배치기준이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령’ 제8조의 3(감리원의 배치 기준 등) 개정을 통해 균형이 맞추어져야 하고, 건축물 내 정보통신 설계감리용역 수주 주체가 ‘정보통신공사업법’ 제2조(정의) 개정을 통해 건축사사무소로부터 정보통신 설계감리회사로 정상화시켜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모든 산업분야에 이루어지는 추세에 대응하여 건축분야에서 일하는 정보통신 엔지니어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특히 정보통신공사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건축분야에서 일하는 정보통신감리원들만 열악한 근무여건에 방치되지 않도록 감리용역 입찰제도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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