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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 원장 "R&D 기획‧평가 대대적 개선해 '코리아 패러독스' 타파"
전성배 원장 "R&D 기획‧평가 대대적 개선해 '코리아 패러독스' 타파"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2.10.1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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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평가관리 체계 개선 집중 투자
AI·양자·5G·6G 등 6대 혁신기술 선정

AI대학원·SW중심대학·SW마에스트로 등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대전환 준비

ICT 중소기업 수요기술 혁신바우처로 지원
정보통신공사업계 기술 개발·발전에 도움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ICT 기획-평가-관리 등을 담당하는 연구개발(R&D) 전문기관으로 매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ICT 분야 연구개발 예산을 관리·집행하고 있다. 전성배 원장은 ‘코리아 R&D 패러독스’라 불리는 낮은 국가 R&D 효율성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바로 기획‧평가관리 체계의 대대적 개선과 전략 분야 집중 투자로 승부수를 띄운 것. 전 원장은 정보통신공사업계가 지원받을 수 있는 IITP 사업으로는 ICT R&D 혁신 바우처 사업을 제안했다. 전성배 IITP 원장을 만나 IITP 역할 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기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반 국민 여러분들에게는 우리 기관이 어떠한 일을 하는 곳인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요. IITP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ICT 기획-평가-관리 등을 담당하는 연구개발(R&D) 전문기관으로 매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ICT 분야 연구개발 예산을 관리·집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ICT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중장기 계획을 수립·지원하고, 정부 예산을 확보해 기술개발-인재양성-기반조성·사업화 등 각 영역별로 사업을 기획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ICT 정책 마련을 위해 국내·외의 ICT 관련 기술, 산업, 시장에 대한 동향을 분석·전망하고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까지 ICT 분야 R&D 전 주기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또 저희는 당초 계획한 연구개발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과제평가, 성과관리 등 연구자 중심 R&D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개선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희 IITP은 디지털 혁명시대의 ICT R&D 혁신 파트너로서 국가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전략 ICT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어느덧 임기의 절반을 보내셨는데, 그간의 활동과 성과, 소회를 나눠주신다면.

지난해 1월 IITP 원장으로서 제2의 공직생활 시작을 위해 첫 출근하던 날이 떠오릅니다. 대전 지역에서의 근무는 처음이지만, 자연 친화적인 환경 덕분인지 낯섦과 동시에 첫인상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무원으로서 지난 30년 일해 왔지만, 3년이라는 임기가 정해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무원 근무 기간의 1/10 수준인 이 시간이 짧을 것 같다는 말을 취임식에서 했는데, 벌써 절반이 넘었습니다. 취임 초기 코로나19로 활동 제약은 있었지만,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을 방문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정부 정책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고 반영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동안 저는 디지털 전환과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지원에 집중했습니다. 고위험, 도전적인 분야의 R&D를 기획하고, 민간에서 지속해서 투자하기 어려운 AI, AI반도체, 양자, 메타버스, 6G 등 ICT 전략 분야의 기술개발 착수를 본격화했습니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경쟁력의 중심인 AI·SW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신규사업 마련과 지원 확대에 노력했습니다. AI대학원, SW중심대학 등 고급인재를 키우는 학위과정과 ICT 전공 여부 관계없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스스로 채워나가는 SW마에스트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등과 같은 비학위과정을 운영해 인재난 해소에 보탬이 되고자 했습니다.

ICT R&D 전문기관을 이끌어 가는 입장에서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ICT 산업 현장과 정부 의견을 수렴하고 적절히 조정도 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라는 생각에 여전히 부담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취임 당시에 가졌던 초심(初心)을 가지고 30년 이상 누적해 온 ICT 분야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우리나라 ICT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30여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무엇이었습니까.

체신부의 정체성이 우편에서 정보통신으로 막 바뀌기 시작하던 시절에 공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비뽑기로 실국을 배치받았는데 제가 공무원 고시 준비할 때부터 원했던 정보통신국이 배정됐고, 이후 쭉 정보보호과, 통신이용제도과, 전파국, 통신정책국 등을 거치며 정보통신과 방송 분야 주요 정책 수립에 참여했습니다. 고민하고 설득하는 매 순간이 힘들고 어려움도 참 많았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시 제가 초임 사무관 시절 추진한 전자서명법입니다. 오늘날 온라인·모바일 경제, 인터넷 뱅킹의 기반이 되는 전자서명법은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에 법이 통과돼 기억에 남습니다. 이 밖에 통신 분야 정책과 관련해 공시지원금보다 할인 혜택을 강화한 선택약정 25% 요금할인제, 장년층, 소외계층 등의 보편요금제를 추진해 실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한 정책 과정들이 뿌듯했던 순간으로 떠오릅니다.

 

▲디지털 전환과 기술패권 경쟁으로 R&D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반면, '코리아 R&D 패러독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책과 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IITP의 대응책은 무엇인지요.

디지털 전환과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은 바로 기술입니다. 특히 ICT 기술은 산업화가 용이하고 파급력이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며,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고 혁신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는 미래 기술 확보와 공공 R&D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디지털 기술혁신 및 확산전략'을 지난 6월에 수립했습니다. IITP는 '디지털 기술혁신 및 확산전략'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기획·평가관리 체계 개선과 전략 분야 집중 투자를 두 축으로 하는 ICT R&D 체계 개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획·평가관리 체계의 개선이란 시장수요와 기술성숙도에 따라 R&D 투자를 임무지향형, 기술축적형, 사회문제해결형으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임무지향형 R&D란 미국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R&D 지원 방식으로, 기술혁신이 신속한 민간투자 및 실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명확한 임무 달성과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기술축적형 R&D 방식도 준비 중입니다. 대학·출연연에서 수행한 시드 연구가 우수성과를 도출한 경우 후속연구비를 계속 지원함으로써, 지식·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사회문제해결 R&D는 국가적으로 해결이 시급하나 기술적 난도가 높고 민간투자가 지연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ICT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입니다. 국민생활, 재난안전, 복지증진, 도시환경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획·평가관리 체계 개선과 함께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6대 디지털 혁신기술을 선정해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동안의 백화점식 R&D투자 방식을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투자할 예정입니다. 인공지능, 양자, AI반도체, 5·6G, 메타버스, 사이버보안 등 6대 기술은 ICT 산업특성뿐 아니라 경제·사회적 영향력과 시급성을 고려해 도출했습니다.

 

▲디지털 인재 대란 시대입니다. AI대학원, SW중심대학, SW마에스트로, 이노베이션아카데미 등 다양한 디지털 인재 양성 사업을 추진 중이신데 현재 진행 상황과 성과, 향후 계획을 나눠주신다면.

정부는 최근 '디지털 시대 100만 인재 양성'을 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IITP도 ICT R&D 전문기관이자 인재양성 기관으로서 정부의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을 위해 기존 사업의 착실한 추진과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ICT 인재양성 사업은 지원체계에 따라 △정규 교육과정 △비학위 과정 △기업 연계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규 교육과정 지원 사업은 대학 및 대학원에 학생인건비, 장비, 신규 교육과정 등을 지원함으로써 기존의 교육과정을 고도화하고 기술변화에 대응하게 함으로써 ICT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는 형태로 지원됩니다. 대학 ICT연구센터(ITRC), AI대학원, SW중심대학 등이 대표적입니다.

정규 교육과정 지원은 기존 대학(원)을 지원함으로써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반면, 인력 배출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교육과정의 유연성 등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비학위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비학위 과정인 SW마에스트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등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교육과정, 지원방식 등을 통해 ICT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정규 과정과 비학위 과정을 통해 인재를 배출하고 있음에도 실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기업이 필요한 교육 수요에 기반한 기업 연계교육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 교육 및 배출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지원한 AI대학원 사업은 인공지능 한계 극복 기술, 차세대 AI 기술 연구 등 세계적 수준의 R&D 역량을 갖춘 석·박사급 AI 선도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현재 10개 대학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시작한 SW중심대학은 2022년 현재 44개 대학을 지원하고 있으며, 새로운 인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공역량 및 융합교육 활성화, 대학 간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과정은 2019년에 개설한 이후 창의·혁신적 교육을 위해 3無(교수, 교재, 학비) 자기 주도 학습과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SW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2000여명의 학생을 모집해, 우수 SW개발자 양성과 혁신적 SW교육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지원하고 있는 SW마에스트로는 최고급 SW인재 육성을 목표로 최고 SW전문가와의 심화 멘토링을 통해 2021년까지 총 1288명을 배출했습니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이 박남수 정보통신신문 편집본부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기관장으로서 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은 무엇입니까.

'한번 시작한 일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한다.' 30년 공직 생활을 통해 확고해진 원칙으로, 주어진 미션이 있다면 확실하게 달성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런 소신은 내가 속한 조직과 개인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공 영역의 근로자는 본인이 하는 업무가 국가 ICT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항상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국내외 ICT 기술·산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업과 국민의 수요와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지, 국가 경제 발전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해야 할 부분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정세가 녹록지 않습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글로벌 기업들의 압박과 위협 등 국내·외 기술·경제 환경 변화를 빠르게 인지하고 분석해, 산업계와 연구계가 원하는 ICT R&D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연구 현장의 의견수렴 창구를 활성화해 불필요한 규제와 문제점을 개선해 연구개발 저해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우수한 R&D 성과 창출에 노력할 계획입니다. 책임감과 소신을 갖고 ICT 분야 정책지원, R&D 기획평가, 인재양성, 사업화 전주기 맞춤 서비스를 통해 우리나라 ICT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해 ICT 발전에 큰 힘이 되도록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규모 전문 정보통신공사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 사업을 소개해주신다면.

저희 IITP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기술개발과 인재양성 이외에도 연구개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장비나 테스트베드 등의 인프라 조성, 기술사업화 지원 등 여러 좋은 사업들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중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과 기술혁신을 돕는 'ICT R&D혁신바우처 사업'을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본 사업은 ICT기업을 돕기 위해 수년간의 노력 끝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진행된 사업으로 2020년부터 정식으로 시작됐습니다.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자금·시간·인력 등 상대적으로 연구여건이 취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ICT R&D혁신바우처 사업'을 통해 필요로 하는 기술을 파트너인 연구개발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음으로써 빠른 시간 내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고 신제품이나 신서비스 출시, 시장진입 등이 용이해 질 수 있습니다. 파트너로 참여한 국내 대학이나 출연연구소의 경우 연구비를 지원받고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기술이 보다 빨리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 확산될 수 있어 기업과 연구기관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ICT R&D혁신 바우처 사업을 통해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중소·중견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전성배 원장 약력

△전북 군산 출생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미국 콜로라도대학 정보통신공학 석사학위 △제34회 행정고시 합격(1990)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감리정책과장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이용제도과장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정책기획과장 △방송통신위원회 정책총괄과장 △방송통신위원회 국제협력관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장 △미래창조과학부 대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 △제3대 IITP 원장(2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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