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디지털화’ 머물러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적용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동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화는 △정보 디지털화(Digitization) △업무 디지털화(Digitalization)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3단계로 구분된다.
‘정보 디지털화’는 기존 아날로그 자료와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 디지털화’는 업무 혁신과 최적화를 통해 새로운 업무 범위와 조직, 프로세스,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단계다. 이어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디지털 전환’ 단계에 이르게 된다.
건산연 분석 결과, 1위∼10위권에 속하는 건설 기업은 대부분 빌딩정보모델링(BIM)을 사용하고 있고 사업관리정보시스템(PMIS)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RFID와 생체인식, 드론, 3D 스캐너, 스마트 센서, 가상현실과 같은 스마트 건설기술을 일부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위∼30위권 기업은 절반 정도의 업체가 BIM을 사용하고 PMIS는 보유하지 않은 업체가 다수였으며, 스마트 건설기술도 일부 기업에서만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었다.
31위권 이하 기업은 전체 업무의 약 70%를 엑셀 등 범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수행하고 있으며, 전사적자원관리(ERP)나 PMIS 등을 사용하는 비율은 2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군에서의 디지털화는 사실상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김우영 건산연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초기 단계인 정보 디지털화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는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 역시 기존 사업 영역의 변동 없이 첨단상품으로 포장된 기존 상품의 개발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사만으로 국내 건설기업의 디지털화 수준을 단정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조사 결과로만 봤을 때는 디지털 전환으로 나아가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향후 체계적인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기업별 특성에 맞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