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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장애인의날 행사주간’에 부쳐
[기자수첩]‘장애인의날 행사주간’에 부쳐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2.10.31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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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금주 들어 유독 장애인 관련 보도자료들이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쏟아졌다. 몇 개만 소개해보면 △‘TTA, 시각장애인의 문화시설 관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안내기기 표준화 추진’(28일) △‘LG유플러스, 무너송 수어 버전으로 청각장애인 응원한다’(28일) △‘방통위, 2022 장애인미디어축제 개최’(27일) △‘“코딩에 관심 있는 장애청소년 모여라” SKT 청소년 코딩 챌린지 개최’(27일) △‘KT, 스마트로봇으로 사회적 약자 관람 돕는다’(25일) 등이다.

'장애인의 날이 10월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싶었는데, 확인해보니 장애인의 날은 4월 20일.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던 올해 장애인의 날 행사를 이번 주에 정부, 지자체에서 연이어 개최했다. 이른바 비공식적인 '장애인의 날 행사 주간'이었던 것.

1년 전쯤 요즘도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 요구’를 위한 지하철 탑승 시위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다. 2025년까지 서울 지하철 100% 엘리베이터 설치와 100% 저상버스 도입을 조건으로 휠체어 장애인들이 줄지어 ‘천천히’ 하차와 승차를 반복하고 다음 역사로 넘어가는 방식의 시위였다. 시민들의 불만 섞인 고성에 맞서는 시위대의 ‘독기’가 기억이 난다. 더 ‘깔끔한’ 방법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오죽하면 이런 방법을 택했을까 싶어 여러 감정이 들었었다.

우리나라의 2020년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 수는 263만3026명이라고 한다. 총인구 5178만명 중 5.08%가 장애인인 것이다. 우리가 장애인을 생활 속에서 잘 볼 수 없는 이유는 실제로 장애인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집 밖으로 나올 수가 없어서'라는 얘기들이 체감되는 수치다.

이러한 장애인 소외 현상은 디지털 세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2021년 발표된 디지털 정보격차,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에서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 접근성은 일반인(100%)의 81.7%로 나타났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디지털 기술 개발을 통해 장애인의 세상과의 소통을 돕기 위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한 기업에서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안경은 안경에 비치는 상품의 설명을 읽어주고 만나는 사람의 표정까지 분석해서 알려준다고 한다.

KT가 대동모빌리티, 코가로보틱스와 함께 사회적 약자가 탑승해 자율주행하며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는 자율주행 스마트로봇체어를 개발해 11월 11일까지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코로나 사태에 EBS가 영어 교육을 위해 만든 비대면 앱이 대면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등의 접근성을 높여 전체적인 교육 만족도가 올라가기도 했다고 한다.

28일 디지털 시대 새로운 질서와 윤리를 모색하기 위한 산학연 공동체 ‘디지털소사이어티’ 출범식에서 기조 연설을 맡은 더글러스 러쉬코프 뉴욕대 교수는 “인간이 기술과 수익을 위한 대상으로 전락한 미국과 달리, 한국에는 환경과 교감하고 인간을 기술의 대상이 아닌 기술 활용의 주체로 보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한국 특유의 경험과 의식은 글로벌 디지털 질서를 주도해가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안에서 볼 땐 물질 가치에 매몰된 건 미국이나 우리나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외국 전문가의 시각이 흥미로웠다.

부족하고 애매모호하고, 부정확하고 느린 인간 행태마다의 가치를 그대로 인정하며 인간 존중 기술을 개발하는 길은 때로는  멍청해보이고, 때로는 돌아가는 것 같은 좁은 길이겠지만, 그것이 21세기 ESG 경영의 핵심이고, 이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개발과 기업 생존을 가능케 하는 핵심 키라는 것은 성직자들이 아닌, 많은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다.

이러한 삶의 방식의 성공 가능성은 역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주 최부잣집은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흉년에는 재산을 모으지 마라' 등의 가훈을 지키며 17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300년간 부를 이어왔다고 한다.

개인적인 느낌일 뿐인걸까. 기업과 정부기관들이 내놓은 장애인을 위한 기술들과 행사들이 나름 '내실'이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우리 사회의 시민 의식이 더불어 사는 방향으로 점점 고양돼 가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 개발과 인간 중심 경영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에도 통하는 '길고 굵게, 건강하게 발전하는 법'을 체득해나가는 우리나라, ICT 업계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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