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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어 하다가 로봇 세상
[기자수첩] 어어 하다가 로봇 세상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11.17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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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봇며 든다(로봇에 스며든다).

공상과학만화나 SF영화에서 봐 왔던 로봇들이 어느새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지도 모르겠다. 식당에서 로봇이 가져다주는 음식이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으니 말이다.

사람 같은 로봇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지난달 테슬라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도화선이 됐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평가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는 언제나 우리의 예상치를 앞서갔음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테슬라 아닌가. 대량생산, 비용절감에 집중하는 그들이기에 ‘1가구 1휴머노이드’ 시대도 곧 현실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산업 현장에선 이미 로봇이 ‘일을 하고 있다’. 제조공정에나 있을 법한 ‘로봇팔’ 수준이 아니다.

예로, 현대건설이 최근 4족 보행 로봇인 ‘스팟’을 건설현장에 투입해 안전관리에 나선다고 밝혔다.

영상∙데이터 공유를 통해 사무실에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사현황을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단다. 공동주택 현장의 공정 및 품질 관리는 하루 2만여번의 사진 촬영과 비교 및 분석이 필요한데, ‘스팟’을 이용하면 품질의 균등성과 함께 인력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실로, ‘로봇개’가 감독관이다.

협동로봇은 보다 현실적인 도입 사례가 될듯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로봇이 다 하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사람이 협동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준다면 일의 효율은 한층 배가된다. 로봇이 사람의 일을 뺏을 것이라는 걱정도 한층 덜 수 있겠다.

국내 1위 협동로봇 전문기업 두산로보틱스와 한국전자기술원(KETI)이 손을 잡으며 협동로봇 대중화에 물꼬를 텄다. 협동로봇 정밀제어 기술, 스마트팩토리 현장 적용 기술 등 양 기관이 강점을 지닌 분야에서 신기술 확보와 함께 국내 로봇 산업의 발전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 기술이 저만치 앞서 나갈 때 언제나 뒤에서 걸음마조차 떼지 못하는 법∙제도가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자율주행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그 실태를 여지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테슬라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시대에 우리는 로봇에 관한 뚜렷한 법제도도 없거니와 심지어 자율주행로봇은 보도 통행을 금지하고 있단다. 니맘대로 다니라고 만들어놨더니 다닐 곳이 없다. 로봇둥절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협동로봇에 대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을 리 만무하다 싶다. 로봇이랑 일하는 사람은 불법노동자인가? 로봇이랑 합이 안 맞아 사고라도 나면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가?

조만간 로봇이 한마디 하겠다. 아,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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