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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공입찰 불법 브로커, 이제는 근절해야
[기자수첩] 공공입찰 불법 브로커, 이제는 근절해야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2.12.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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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정보통신신문 기자.
박광하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공공입찰에서 계약상대자가 아님에도 조달 계약의 입찰·계약체결·계약이행 과정, 수요기관의 납품대상업체 선정 등에 개입해 직접 이익을 얻거나 계약상대자 또는 제3자에게 이익을 얻게 하는 자인 '불법 중개인'. 이들을 흔히 '불법 브로커'라고 부른다.

불법 브로커는 특정 사업자와 결탁, 공공입찰 행정을 방해한다. 이들이 개입한 공공사업에서는 다른 사업자는 '들러리' 역할만 하게 될 뿐, 공정한 입찰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간 조달 행정에서 불법 브로커에 의해 공공 계약 제도가 왜곡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조달청은 2018년 7월 불공정 조달행위 근절 방안으로 '불법 브로커 신고센터'를 설치키로 한 바 있다.

또한, 조달청은 같은 해 11월 '물품 다수공급자계약(MAS) 업무처리규정'을 개정했다. 개정 규정은 브로커에 대한 정의 및 브로커의 불공정행위 방지 규정을 담고 있다.

조달청은 이어 2021년 2월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 규정을 개정, 우수제품 계약 과정에서 브로커의 불공정 개입이 드러날 경우 형사 고발을 실시키로 했다. 

아울러, 2020년 10월에 구축돼 운영되던 'MAS 불법 브로커 신고센터'에 우수제품에 관해서까지 브로커 신고 기능을 추가했다. 브로커의 불법 중개행위가 우수제품 계약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최근 취재 결과 조달청이 운영하는 불법 브로커 신고센터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불공정 조달행위에 대해서만 포상금 지급 근거가 있고, 불법 브로커 신고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공익 제보를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하지만, 정작 제보자에게는 그 어떤 보상도 없다는 이야기다.

해당 관계자는 "조달청 고시인 '불공정 조달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에서 명확한 근거가 없는 이상, 포상금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 확보마저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는 공익 제보자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이 그간 언론을 통해 수없이 보도됐다.

불법 브로커에 대해 신고하는 경우,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될 우려 탓에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불법 브로커 신고센터의 이 같은 초라한 실적은 거액의 포상금을 지급해 공익 제보를 장려하는 해외 선진국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장비 도입 사업을 살펴 보면, 브로커들의 불법적인 개입이 빈번하다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증언이다.

이들 브로커는 수요기관 담당자들과 결탁해 조달청 종합쇼핑몰에서 특정 제품을 선택토록 한 다음, 해당 제품 공급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챙긴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파다하다. 브로커가 공급사들끼리 경쟁을 붙여 가장 높은 수수료를 준다는 업체 것을 팔아주는 탓에, 브로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이 치솟기도 했다는 이야기마저 들린다.

여러 제품이 종합적으로 모여 구성되는 구내방송장치 등의 '시스템' 도입 사업에서도 브로커가 개입하고 있다는 제보가 누적되고 있다. 이들 시스템이 우수제품제도를 통해 공공에 납품되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기업들에게 회사 제품을 '옵션 제품'으로 납품해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는 증언이 여럿 나오고 있다.

이는 조달청이 우수제품제도에서 옵션 제품을 금액 제한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탓이다.

불법 브로커를 통해 공공사업이 왜곡되면, 과잉설계·발주를 통해 필요 이상의 제품이 납품되는 게 다반사다. 그만큼 시민들이 낸 세금이 낭비됨은 불문가지다. 기업들은 브로커에게 줄 수수료 탓에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불법 브로커에 대한 적발, 수사를 통해 공공입찰에서의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할 때다.

정부가 불법 브로커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 근거를 마련하고, 신고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ICT 업계에서도 브로커를 이용하지 말고 각자의 기술력·영업력으로 경쟁해야 할 것이다.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도 불법 브로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통해 공공입찰 행정의 공정성 강화를 지원해주길 바란다.

곧 다가올 2023년은 불법 브로커 없는 공정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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