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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시의 골든타임
[기자수첩] 도시의 골든타임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12.20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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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서울살이 20년이 다 됐지만 태생이 경상도임은 무시못하는 지라, 그 쪽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남달리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 중에서도 귀가 따갑도록 듣는 것이 집값 하락, 인구 유출 등이 있겠다. 고향이 이토록 부정적인 뉴스 일색이니 참으로 맘이 편치 않다. 누구 탓을 할 일도 아니다. 나라가, 경제가, 세계가 그렇게 돌아간다.

지역의 일을 뉴스로 접하는 것과 지역민이 직접 얘기하는 것 역시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여기선 그런가보다 하지만 그들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다. 그만큼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경제∙산업∙문화적 인프라는 누군가에겐 삶의 근간을 위태롭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정부가 부산, 울산, 경남 일대를 아우르는 초광역 도시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소식이다. 해당 권역을 1시간 내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생활권을 만들고, 지역에 특화된 산업거점을 육성하며, ‘2030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는 이른바 3대 추진전략을 설정했다.

본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되서 부울경이 다시 ‘제2의 수도’급으로 활성화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빠진 듯한 느낌적인 느낌은 필자만 느끼는 것인가.

지역에 특화된 산업거점에 주목했다. 지방이 어려운 이유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성하겠다는, 지역에 특화된 산업이 무엇인가 봤더니 물류, 스마트시티, 무인기 등이다.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이것들이 얼마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인가.

세계적인 항구 도시인 부산, 울산 등이 있기에 물류의 중심지가 돼야 함은 마땅하다. 하지만 물류란 말그대로 ‘원활한 흐름’이 미덕이요, 그 자체로 고부가가치가 창출되지는 않는다.

바로 윗동네 경북 지역만 놓고 보더라도 고부가가치 산업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의료 특화단지를 육성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개화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2차전지 핵심소재 기업들이 지역내에 포진해 있다.

스마트시티 역시 맥이 빠진다. 부산에 추진되고 있는 ‘에코델타시티’는 해당 구역의 주민들이 ‘잘 사는 것’이 목적일뿐, 누가 스마트시티에 취직이라도 한단 말인가.

그나마 무인기 특화 단지가 눈에 띄지만, 지역의 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기엔 아직 의문부호가 가시질 않는다.

비단, 부울경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서울은 집값 하락 정도를 우려하지만 지방은 도시 자체의 소멸이 걱정이다. 그나마 부울경이 대도시니까 이러한 정부 차원의 육성책도 나오는 것이지 여타 지방 소도시들이 체감하는 ‘위태로움’은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도시란 것이,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아서, 골든타임을 놓치면 인공호흡기도 심폐소생술도 소용이 없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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