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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은 토끼’는 죄가 없다
[기자수첩] ‘검은 토끼’는 죄가 없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3.01.0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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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검은 토끼’의 해란다.

자고로 토끼란, 하얗고 보슬보슬한 털에 귀를 쫑긋 세운 귀여운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올해 토끼는 검다고 하니 사뭇 의미심장하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인 뉴스가 없는 경제 상황이다. 보통 새해를 맞으면 일부러라도 희망적인 얘기를 꺼낼성싶은데 애꿎은 토끼털 색깔 탓을 하는 게 아닌지, 토끼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3년여의 지난한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제발 마스크만 벗었으면 하던 기대가 있었지만, 그 뒤에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도사리고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많은 나라들이 묻지마식 돈 풀기로 세계 경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를 맞이했다.

세계 경제의 형님격인 미국도 예외는 아닌지라, 자국의 경제 안정을 위해 유례없는 금리 인상을 단행, 시중에 풀린 자금 회수에 들어갔다. 문제는 미국을 뺀 나머지 국가의 돈까지 빨려들어가는 형세로, 각국은 외화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덩달아 금리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금리 인상은 치명적이다.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2~3년내 ‘영끌’해다가 집을 산 젊은이들이 높아진 금리에 월급을 고스란히 이자로만 갖다바치게 생겼다.

이러한 상황에 누가 집을 사겠나. 수요가 없으니 공급은 가격을 후려칠 수밖에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집값하락 뉴스가 도배된다. 영끌족에겐 이자 부담에 자산가치도 쪼그라드는 이중고다.

집값을 잡기 위해 그토록 많은 부동산 정책이 등장했는데 결국은 실패했더랬다. 그냥 미국이 금리만 올려주면 해결되는 것이었나, 자괴감이 밀려온다. 정책이 실패했는데 피해는 개인이 보는 형국이다.

어렵기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1월 BSI 전망치는 88.5를 기록했다. 기준점이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제가 완만하다는 것을, 낮으면 부정적인 전망을 의미한다.

업종별 BSI의 경우 제조업(86.9)과 비제조업(90.3) 모두 6월부터 8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 부문의 수치는 2020년 10월(71.4) 이후 2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77.8)란다. 안 좋은 예감은 그리도 잘 맞는다더라.

통신업계만으로 한정해보니 묘하게도 주요 통신사가 5G 주파수를 박탈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와의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투자를 등한시하다가 철퇴를 맞은 것이다. 그렇더라도 통신사는 등 따시고 배부르게 사는 데 문제가 없다.

대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메는 정도가 중소기업에겐 목을 메는 정도의 고통이라고 했던가. 중소기업의 수가 절대적인 정보통신공사업계에 전운이 감도는 이유다. 5G 투자를 누가 하게 될지, 아니, 하기는 하는건지 불확실성만 커졌다. 투자를 촉구할 대상마저 사라진 격이다.

검은 색이 주는 불길함과 달리 ‘검은 토끼’는 깊은 지혜와 영리함, 장수, 풍요 등의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단다. 그렇다. 토끼는 이 암흑의 경제 상황을 인간 대신 짊어진 나머지 털이 검게 변한 것이다.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도록 부디 그 지혜와 영리함을 미천한 인간들에게 나눠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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