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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미래로 가는 기회의 땅인가 동화 속 신기루인가
네옴시티, 미래로 가는 기회의 땅인가 동화 속 신기루인가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3.01.27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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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왕세자
5000억 달러 거대 프로젝트 추진

최첨단 스마트시티 ‘더라인’ 조성
바다 위 산업단지 ‘옥사곤’ 건설
산악 관광지 ‘트로제나’도 눈길

위성기반 정보통신망 구축 전망
제2 중동 붐 발현 기대·우려 교차

철저한 사업성 분석이 성공 관건
‘선택과 집중’ 중장기 전략 세워야
네옴시티 건설현장.  [사진=네옴 홈페이지(www.neom.com)]
네옴시티 건설현장. [사진=네옴 홈페이지(www.neom.com)]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중동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국가에서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쪽으로 경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로 창출한 막대한 국부(國富)로 석유 고갈 이후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네옴 시티(neom city)’ 개발도 이런 경제혁신의 일환이다.

 

■ 서울~강릉 거리에 유리벽 설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 개발사업은 서울 44배 규모의 거대 신도시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2016년 산업다각화를 위한 국가전략 ‘비전 2030’을 수립하고 비석유 부문의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교통과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첨단 미래신도시 네옴 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과 산악지대에 조성된다. ‘네옴’은 새로움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네오(Neo)와 아랍어로 미래를 뜻하는 무스타크발(Mustaqbal,

مستقبل)의 ‘M’을 합친 말이다. M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이름의 첫 글자를 딴 것이란 해석도 있다. 말 그대로, 네옴시티는 첨단 신도시 건설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사우디 왕세자의 열망과 비전을 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총 사업비 5000억 달러(약 616조 원)를 투입해 서울 면적의 44배인 2만6500㎢ 부지에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계획형 신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공식적인 사업비는 5000억 달러이지만 실제 사업이 완료되기까지는 1조 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사우디 정부는 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을 공공 및 민간투자, 프로젝트 관련 기업공개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네옴시티 개발사업은 △더 라인(The line) △옥사곤(Oxagon) △트로제나(Trojena) 등 크게 3개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더 라인’은 네옴시티의 중심이 될 스마트시티로, 초고층 건물 2개가 사막과 산악 사이의 170㎞ 구간을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형태로 건설된다.

눈여겨 볼 것은 도시의 외벽을 폭 200m, 높이 500m의 초대형 유리로 만든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롯데월드타워 높이의 빌딩들이 거대한 유리벽 안에 줄지어 들어선다고 생각하면 된다. 도시에 필요한 모든 전력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은 바다에서 얻는다. 초대형 담수화 설비를 설치해 도시의 물 공급을 책임진다는 의미다.

‘옥사곤’은 바다 위에 짓는 첨단 산업단지다. 지름 7km의 팔각형 모양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부유식 구조물이 될 전망이다. 사우디 정부는 인공지능과 지능형 로봇, 드론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첨단 물류기지를 구현할 방침이다. 아울러 각종 신기술이 접목된 첨단 항만시설과 철도 운송시설도 갖추게 된다.

‘트로제나’는 해발 1500~2600m의 산악지대에 건설하는 친환경 관광단지다. 1년 내내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고급리조트와 인공 담수호를 만든다. 특히 이곳은 사우디의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기온이 10도 가량 낮아 겨울에는 영하로 떨어진다. 이에 스키장 등 다채로운 관광시설을 갖출 수 있다.

 

■ 국내 기업, 최소 70조원 수주 기대

네옴시티 건설을 위한 초대형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계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중동지역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경제지 MEED(Middle East Economic Digest)와 우리나라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24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도시를 복합용도로 개발하는 ‘Construction of mixed-use city’와 170km 벨트 구역 내 ‘더 라인’ 도시를 건설하는 ‘Construction of The Line’을 핵심사업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첨단 산업단지 및 항구, 공항 건설을 위한 ‘Construction of Oxagon(Industrial city)’ 및 ‘Construction of Oxagon Port’, ‘Construction of Airport’ 사업도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뼈대를 이룬다.

이와 함께 로맨틱 베이 조성 및 아카바만 개발을 위한 ‘Development of Gulf of Aqaba (Romantic Bay)’와 공공기반 시설 조성 및 섬 개발을 위한 △Construction of Infrastructure works △Development of islands △Islands Infrastructure △ Construction of Tunnels △Development of Construction Village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철도·통신·물류·에너지·도로·물 공급 등 도시인프라 구축을 위한 △Construction of Railway Network △Construction of Backbone Infrastructure △Construction of Logistics Park △Construction of Zero Homes △Construction of Renewable Power Grid △Construction of Hydrogen energy △Construction of Viaducts △Water Transmission Line 등의 사업도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친환경 관광단지 조성에 관한 ‘Construction of Trojena’와 초호화 섬 개발을 위한 ‘Development of Sindalah Island’을 비롯해 빌라·호텔 등 각종 관광시설 및 부대시설 건설을 위한 △Construction of villas △Construction of Hotels △Associtated facilities 사업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다.

네옴시티 초기 프로젝트 규모는 약 5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해 따낼 수 있는 사업물량이 최소 70조원,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그리스 기업으로 수년 간 사우디 항만공사에 참여해 온 아키로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더 라인’ 터널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사막 지하에 총 연장 28km의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용 터널을 뚫는 공사로 사업 규모가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미글로벌은 ‘더 라인’ 도시 건설에 관한 프로젝트 사업관리 용역 ‘PMO(Project Management Office)’을 따냈다. 이런 성과에 더해 올해부터는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어서 사업 참여를 위한 국내 기업의 관심과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네옴 홈페이지(www.neom.com)]
[사진=네옴 홈페이지(www.neom.com)]

■ 첨단 정보통신인프라 구축 필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는 부푼 기대와 비관적인 전망이 교차한다. 긍정적 관점에서 보자면 첨단기술 기반의 저탄소·친환경 도시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일감을 만들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건설 대기업 등 국내 산업계는 네옴시티 개발사업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특히 국가의 면모를 일신할 최첨단 스마트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최고의 성능을 지닌 정보통신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 만큼 네옴시티는 국내 ICT기업들에게도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네옴시티의 정보통신인프라 구축에 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사우디 네옴테크가 글로벌 저궤도 위성사업자 원웹(Oneweb)과 대규모 합작투자 계약을 맺은 것에서 통신서비스 방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정도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양측은 2억 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조인트 벤처)을 설립해 네옴시티와 인근의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원웹은 현재 464개의 저궤도 위성과 45개의 지상게이트웨이를 갖고 있다. 원앱은 이미 2017년부터 사우디에 진출해 1개의 게이트웨이를 운영 중이며, 향후 네옴시티의 모바일 통신망 구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기반 모바일 통신망을 구축하면 지상에 별도의 기지국을 깔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위성에서 바로 신호를 받아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까닭이다.

네옴시티에 대한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사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자리잡고 있다. 대규모 사업 추진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첨단 스마트시티 개발에 적용되는 각종 신기술이 아직은 불완전한 것이어서 제반 도시기능이 안정적으로 가동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또한 공상과학 속 미래도시와 같은 친환경 도시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등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네옴시티가 동화 속 신기루 같은 이야기가 아닌 실제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사우디 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의 유기적인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일선 기업 입장에서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딛고 사업의 주체로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조언이다. 무엇보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중장기 경영전략을 마련하고 각 기업의 여건에 알맞은 최적의 계획을 수립, 이를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분석해 장기적 관점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쪽에 기업 역량을 모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요구된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어렵게 사업을 수주해 계약을 이행하고도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냉철한 사업성 분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소 ICT기업의 경우 통신사업자 및 대형건설업체와의 지속적 협력을 통해 신규시장 발굴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를 통해 독자적 해외 진출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조직운영과 자금 투입 등에 따른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네옴시티 등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 기업의 수주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사우디를 방문, 우리 기업이 네옴시티 주요 사업에 널리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원 장관이 주목한 사업은 네옴시티 더 라인 프로젝트의 터널 건설과 상부구조물 설치, 옥사곤 항만 건설 등이다.

국토부는 “현재 우리나라는 사우디 ‘비전2030’전략의 중점협력국으로서 에너지, 건설인프라를 비롯한 IT,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우리기업들의 우수 기술이 네옴시티 등 주요 프로젝트에 활용돼 제2 중동붐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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