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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개정 공청회…“예방에 방점 둬야”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공청회…“예방에 방점 둬야”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3.01.27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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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적 미비점 보완 시급
명확성·예측 가능성 확보

“처벌이 능사 아냐”
사고 방지 방안 마련 필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만 1년이 지났음에도 뚜렷한 산업재해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근로자의 실질적인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고 CEO의 처벌로 경영상 부담만 가중한다는 산업 현장의 우려에 국회가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공청회’에서는 노·사·정 관계자가 모여 지난 1년간의 중대해채처벌법 시행 현황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21년 1월 8일 제정돼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총 211건의 중대산업재해 사건이 수사대상에 올랐고 11건이 기소됐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을 바라보는 노사 양측의 시선은 모두 곱지 않다. 기업은 ‘법 자체가 불명확하고 모호해 대응하기 어렵다’며 위헌 여부를 다퉈야 한다고 주장하고, 노동계는 ‘조사·수사·재판이 길어지고 있어 법이 유명무실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듯, 이날 공청회 참석자들은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당초 취지에 맞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본 토론에 앞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쟁점과 보완 입법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해석과 집행 과정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헌법재판소나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기보다는 조속히 개정 입법을 하는 것이 직접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발표에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범위 △제4조 안전·보건 확보 의무 △제5조 도급, 용역, 위탁 시 안전·보건 확보 의무 △경영책임자와 인명피해 간 인과관계 등에서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의 향후 개정 방향에 관해 “지킬 수 있는 법, 예측할 수 있는 법,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법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본 토론에서,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은 “정부조차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법을 준수해야 하는 기업은 법률가에 의존해 자문을 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토로하며 개선 입법을 촉구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과 연계된 산업안전보건법과의 불일치성 같은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며 산업 안전 전문가 및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다.

김광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업안전본부장은 “‘왜 1년간 기소가 11명뿐인가?’, ‘왜 아직 처벌이 안 됐나?’ 같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보완해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면책 조항을 논의하기에 앞서 중대재해예방전문기관 위탁 의무화 및 정부 예산 지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 사례 공유 등 정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양향자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600명에 가까운 근로자가 희생되는 등 처벌만이 능사가 아님이 확인됐다”며 “사후 처벌을 통해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기보다는 예방에 방점을 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법인 만큼 중대재해처벌법이 정쟁의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오늘 공청회에 국회와 정부, 학계와 업계, 기업과 근로자를 대표하는 전문가분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모두가 인정하고 공감하는 좋은 법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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