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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이 너무 양반이다
[기자수첩] 국민이 너무 양반이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3.02.21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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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잊을 만하면 터진다. 보안 사고 말이다.

지난달 LG유플러스는 자사의 이동통신·인터넷·전화 가입자 약 29만명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개인정보는 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이 포함됐다고 하니, 온라인 상에선 누군가 마음먹고 내 행세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보이스피싱은 다 그렇게 이뤄지던 것 아니던가!

심지어 29만여명 가운데 18만명이 현재 고객이요, 나머지 11만명은 전자상거래보호법 등에 근거해 분리 보관 중인 해지 고객 데이터였단다. 해지 고객의 데이터까지 털렸다는 데 심히 할 말을 잃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지난 16일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했다. 일이 터진 지 근 한달만이다.

자고로 반성이란, 자신의 잘못에 대한 경위와 결과에 대해 스스로 명백히 밝히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LG유플러스는 ‘뼈를 깎는 성찰’을 바탕으로 △정보보호 조직·인력·투자 확대 △외부 보안전문가와 취약점 사전점검·모의해킹 △선진화된 보안기술 적용 및 미래보안기술 연구·투자 △사이버 보안 전문인력 육성 △사이버 보안 혁신 활동 보고서 발간 등의 약속을 내걸었다. 대체 내 정보가 누구에 의해 어떤 경로로 유출이 됐는지 알 길이 없는 상황은 그대로다.

‘뼈를 깎는 성찰’은 애초에 사고가 터지지 않았으면 할 필요도 없었던 사탕발림에 불과하며 사측이 제시한 보안 조치들은 통신사라면 당연히 그러한 대비들을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가입자들이 통신비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려니 눈감아 줄 수 있는 기업도 아니고 통신사란 말이다!

사측이 제시한 피해보상안을 들었을 땐 뭘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고객의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겠단다. ‘스팸 알림 유료 서비스’도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확대 적용하겠단다. 

국민이 너무 양반이다. 소중한 개인정보를 함부로 처리하는 기업은 어떤 철퇴를 맞게 되는지 국민이 보여줘야 된다. 표면에 드러난 것이 LG유플러스일뿐 나머지 통신사도 뭐가 있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은 전국민이 하고 있는 바다.

정부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 5G 투자를 등한시하자 주파수를 뺏어버린 그 패기를 다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놓고 보면 훨씬 위중한 사안임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아침, 얼굴 본지 20년도 넘은 대학 친구(남자)가 톡으로 날 오빠라 부르며 100만원만 송금해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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