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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폭탄, ICT로 막는다…스마트홈 에너지관리 주목
전기·가스요금 폭탄, ICT로 막는다…스마트홈 에너지관리 주목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3.02.24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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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란에 시장 동향 변화
친환경·고효율 기기 경쟁 가속
ICT, 지속가능성 핵심 부상

에너지 사용 데이터 수집·활용
AI 자동 제어, 냉·난방비 절감
구내통신인프라 고도화 필수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가정용 가스요금이 1년 새 30% 이상 올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에너지 물가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원자재 비용 증가로 인해 에너지 물가 추가 상승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는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고효율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도 경제·산업 전략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확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은 에너지를 절감하는 핵심 수단으로 기능하는 만큼, 친환경·고효율 수요 증가를 계기로 ICT 업계에 새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친환경·고효율’ 주목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 136.48, 129.00, 132.25로 지난해 1월 대비 약 29.5%, 36.2%, 34.0%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오른 에너지 원가가 공공요금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경제 삼중고도 지속돼 소비자가 체감하는 에너지 물가 부담은 더 가중되고 있다. 이에 주요 IT·가전 기업들은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은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차단돼 에너지 공급난을 가장 먼저 겪은 유럽은 고효율을 앞세운 IT·가전 기업들의 첫 무대였다.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 등으로 에너지 원료 가격 상승 여파가 확산하자 ‘고효율’은 친환경과 맞물려 가전 시장의 핵심 가치로 부상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 ‘EHS(Eco Heating System)’가 에너지난을 맞은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EHS는 실내기에서 냉매와 물을 열교환해 열에너지를 만들어 바닥 난방과 급탕까지 가능케 하는 에어컨 시스템이다.

이는 화석연료를 쓰는 기존 보일러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적어 환경과 에너지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이에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삼성전자 EHS의 유럽 시장 매출은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인 118% 성장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매출이 각각 30배, 10배 증가했다.

LG전자도 기존 유럽 에너지 효율 등급 체계상 최고등급인 제품보다도 연간 소비전력량을 10% 더 줄인 냉장고 신제품을 지난해 유럽 시장에 출시, 고효율 가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고효율 냉장고는 열교환기 등 핵심부품의 구조를 개선하고, 냉기가 더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유로를 재설계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고효율 경쟁은 난방·생활가전에서 에어컨 등 공조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다가올 여름에도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뿐더러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해 전기요금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 2023’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고효율 시스템에어컨을 선보였다.

에어컨에 탑재된 AI 엔진은 한 공간에 있는 여러 대의 실내기를 각각 자동 제어해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고 사용자가 설정한 에너지 목표 사용량에 맞춰 가동하며, 사람이 없을 땐 스스로 절전하고 상황에 따라 냉방 세기를 조절한다.

LG전자의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은 고성능 AI 엔진을 탑재해 동급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효율을 최대 7.2%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홈, 에너지 절약 주도

고도화된 IoT를 활용해 스마트홈을 확대함으로써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보편화하는 것 또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탁월한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업들은 급성장하는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동화, 보안, 헬스케어, 재택근무 등 단순 연결 이상의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데,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과 가전 원격제어가 가능한 에너지관리시스템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IoT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월별 에너지 사용량과 예상 전기요금을 직관적으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기기별로도 모니터링 가능한 ‘스마트싱스 3D 맵 뷰’와 어떤 기기가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지 점검하고 절약할 수 있는 ‘AI 절약 모드’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AI 절약 모드는 태양열 패널을 설치한 가구에서 야간에 가전제품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도록 동작해 8시간 사용 기준 냉장고 30%, 세탁기 70%, 건조기 20%, 식기 세척기 15%까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한다. 낮에 에어컨을 켜면 자동으로 커튼을 닫아 복사열을 차단, 에어컨 에너지 사용량을 20% 절감한다. 냉장고 문을 열어둔 채로 TV를 시청하거나 에어컨을 켜둔 채로 외출하면 TV, 스마트폰 등 기기 화면에 알림을 표시해 사용자가 에너지 낭비를 줄이도록 유도한다.

유럽에서 인기인 EHS도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태양광 패널을 통해 생산된 에너지를 난방과 온수에 이용하고, 잉여 전력은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해 필요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목표한 사용량을 초과하면 가전 기기의 에너지를 절약해주는 AI 절약 모드도 지원해 에너지 사용량을 40% 절약한다.

LG전자도 ‘LG 씽큐 앱’을 통해 에너지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가전리포트’를 활용하면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의 사용 패턴을 월별로 확인하고, 이웃집과 사용량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제품별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하고 예상 전기요금을 확인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매터(Matter)’ 같은 IoT 통신 표준이 제정되고, 스마트홈 플랫폼 간 연동을 위한 협의체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등이 출범했다. 제조사를 넘나드는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 IT·가전 업계는 스마트홈 플랫폼 시장 선점을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ICT 인프라 시장 활기 기대

시장 변화와 함께, 정부도 에너지 비용 증가에 따른 국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추진, ICT 인프라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특히 최근 전기·가스요금 급등으로 인한 물가 안정 대책이 발표됨에 따라 에너지 절감을 위한 ICT 도입과 확산이 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물가·민생경제 상황 및 분야별 대응방향’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가스·전기요금 부담을 장기적으로 완화하고 국가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위해 ICT 기반 에너지 관리를 골자로 하는 주거 시설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대별 전력·가스·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사용량과 요금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고효율 가전 구매비 환급 비율을 상향하는 등의 저소득층 에너지비용 절감을 위한 효율 개선 지원도 강화, 고효율 가전 및 첨단 ICT 기기의 보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스마트홈·빌딩 등 IoT 기반 에너지 모니터링·관리와 네트워크 연결에 기반한 첨단 ICT 기기 및 스마트가전의 빠른 증가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구내통신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구내통신 회선수 확보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방송통신설비 기술기준에 관한 규정’을 개정, 주거용·업무용 신축건물의 구내통신망에 꼬임케이블(UTP)과 광케이블을 모두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고품질·대용량 정보통신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스마트홈·빌딩 확산의 초석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법제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ICT 업계도 연구·개발과 고품질 시공·용역에 힘쓴다면 스마트홈 등 신시장 개척과 ICT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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