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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구에게나 견제는 필요하다
[기자수첩]누구에게나 견제는 필요하다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3.02.28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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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논리학 이론 중에 변증법이란 것이 있다. 하나의 이론이 등장(정)하면 반드시 그와 반대되는 이론이 등장(반)하고 이를 통합하는 이론이 나와(합) 이론이 발전한다는 것이다. 변증법 주창자인 헤겔은 인류 문명 역시 이러한 전개를 반복하면서 발전한다고 생각했다. 반대와 견제는 피곤하지만, 역사상 많은 발전이 바로 이 부분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다.

24일 정보통신신문사 유관기관인 정보통신공제조합의 제35회 정기총회를 다녀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투표로 이뤄진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 총회에는 내외빈들과 대의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총회 자료를 접하면서, 지난해 사업 성과와 올해 사업계획, 지난해 지출내역 및 올해 예산과 진행 중인 펀드 관련 소송 현황과 감사 결과까지, 빠짐없이 꼼꼼하게 공개한 자료에 신뢰가 갔다. 뭐든지 투명한 공개는 공개 당사자 입장에서는 피곤해지는 선택이다. 감히 주관적인 평가로는, 이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한해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구나라고 느꼈다.

하지만 이보다 기자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대의원들이었다. 총회 일주일 전에 자료를 배부받은 대의원들은 지출 및 예산, 사업 내역을 '샅샅이' 살펴 '허점' 및 '맹점'을 찾아내고, 이를 예리하게 지적했다.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에 직원들에게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민감하거나 단시간에 답변이 어려울 것 같은 질의는 사전에 조합에 전달에 담당자가 답변을 준비하도록 요구했다.

과연 조합원들의 권익을 대변할 대의원 자격이 충분해 보였다. 질의와 토론은 몇 시간째 이어졌다. 대의원 간 이견으로 언성이 높아지는 순간도 있었다. 이사장과 조합 담당자는 이에 답변이나 보완을 약속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대의원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조합 직원들의 얼굴이 몇 년은 더 늙어보였다.

다만 너무 길어진 토론과 정회로 인해 빈 자리가 늘어 이사장 및 감사를 선출방식을 직선제로 개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의안이 상정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관의 변경은 총회에서 총출자좌수의 2/3 이상에 해당하는 대의원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신이 아닌 인간인지라, 열심히 한다고 해도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안이해지고, 팔이 안으로 좀더 굽을 때도 있다. 총회에서 보여준 대의원들에 의한 이러한 견제는 1년간 직원들을 긴장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

정보통신공제조합의 조합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는 ICT 인프라 구축의 주역들이다. 여러 행사들을 다니며 하루가 다르게 업계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업계를 대표하는 이들 역시도, 견제의 세력이 필요하다. 이는 바로 회원사, 조합원들이 돼야 할 것이다. 견제 없이 바로 설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조합 이사장 및 감사 선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 이사장과 감사를 선출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것인지 조합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다음 총회에서는 이사장‧감사 선출방식 변경에 대한 안건을 반드시 상정해 조합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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