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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텍스 3전시장 건립사업, 통합발주 철회해야”
“킨텍스 3전시장 건립사업, 통합발주 철회해야”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3.03.03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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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공사업법 규정 따라
정보통신공사 분리도급 필수

통합발주, 다단계하도급 초래
시공품질 저하·안전사고 우려

공사협회, 다각적 대응 모색
킨텍스·경기도에 감사 청구
킨텍스 제3전시장 조감도. [사진=킨텍스 홈페이지]
킨텍스 제3전시장 조감도. [사진=킨텍스 홈페이지]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로 꼽히는 킨텍스(KINTEX)가 제3전시장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8월 착공에 들어가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사업 추진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킨텍스는 제3전시장 건립을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로 집행하고, 해당 사업을 구성하는 시설공사를 통합발주 할 방침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업에 포함된 정보통신공사 등 전문 시설공사를 관계법령에 따라 공종별로 반드시 분리도급 함으로써 시공품질을 높이고 중소 시공업체의 입찰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사업’은 총공사비(추정금액)가 6298억원에 이르는 대형공사로, 18만2,115㎡ 대지에 연면적 30만450㎡ 규모의 전시장을 짓는 게 핵심이다. 전시 면적은 A동(4만6000㎡)과 B동(2만4000㎡)을 합해 7만㎡에 달한다.

이 사업은 지난 2020년 1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후 이듬해 8월 기본설계 공모 입찰이 시작되며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착공이 지연되자 지역 국회의원 등이 예산 증액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조달청이 지난해 말 설계 적정성 검토를 통해 1844억원의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도출함에 따라 사업추진에 다시 탄력이 붙게 됐다. 기재부는 조만간 이번 공사에 대한 총사업비를 심의할 예정이다.

심각하게 짚어 봐야 할 문제는 이번 사업에 적용하는 입찰방식이다. 경기도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5월 발주처 요청에 따라 해당사업을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로 집행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전기공사 및 정보통신공사, 소방시설공사 등은 여타 공종의 공사와 분리하지 않고 통합 발주하되, 해당 전문시설 공사에 필요한 관급자재를 설계 등에 최대한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은 발주자가 교부한 기본설계서와 입찰안내서에 따라 입찰자가 기술제안서를 작성해 입찰서와 함께 제출토록 하는 입찰을 말한다. 입찰자는 기술제안서를 통해 공사비 절감 및 공기단축, 공사관리방안 등을 제안하게 된다.

낙찰자로 결정되면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시공을 맡게 된다. 이에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은 설계업무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사업 수행능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특성에 비춰볼 때 지역의 중소 시공업체는 사실상 원도급자 자격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게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전문 시설공사업계는 일반적이고 보편화된 기술로 시공이 가능한 문화 전시시설 건립공사에 기술제안입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킨텍스가 이번 사업에 포함된 전문시설공사를 공종별로 분리 도급하지 않고 통합발주하기로 함에 따라 정보통신공사업계의 공분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보통신공사의 분리도급은 정보통신공사업법 제25조에 따른 강행규정이며, 정보통신공사업법시행령에 명시된 분리도급의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분리발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요컨대 설계·시공일괄 입찰방식에 의한 공사가 분리도급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기술제안 입찰을 명분으로 통합발주를 추진하는 것은 관계법령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충북 청주전시관 건립공사 △울산전시컨벤션센터 △광주제2컨벤션센터 △경주컨벤션센터 등 유사시설물 건립공사의 경우 정보통신공사를 분리발주 했으며, 최근 기술제안입찰 방식을 적용하면서도 정보통신공사를 분리발주 한 △순천시 신청사 건립공사 △홍성군 신청사 건립공사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는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사업’의 분리발주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협회는 작년 7월 킨텍스와 출자기관인 경기도, 고양시에 정보통신공사의 분리발주 및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8월에는 킨텍스와 경기도를 직접 방문해 통합발주 추진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공종별 분리도급을 강하게 건의하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 2월 15일에는 킨텍스와 경기도 감사실에 이번 사업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고, 사업 전반의 문제점을 살펴봐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정보통신공사의 분리발주는 정보통신공사업법 25조에 따른 강행규정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고양시, 킨텍스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면서 “발주자의 선택적 편의에 따라 법을 경시하는 작금의 상황이 매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계법령에 어긋나는 통합발주는 대형건설업체가 관련사업을 독점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불합리한 다단계 하도급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중소 시공업체가 하도급자 자격으로 공사를 시공하면 적정공사비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워 시공품질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부실공사와 안전사고 발생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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