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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UHD는 마케팅의 실패?
[기자수첩] UHD는 마케팅의 실패?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3.05.15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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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LG전자의 마케팅 실패사례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아이템 중 하나다. 실제 제품의 성능은 훨씬 좋은데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아 구매의 핵심포인트로 고려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LG의 초경량 노트북 ‘그램’이다. 첫 출시 당시 사측은 14인치 모델이 1kg도 안 되는 980g이라고 홍보했다. 초점이 ‘1kg도 안 되는’ 것에 맞춰져 있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실제 무게는 963g으로 밝혀져 더 가벼웠다.

LG전자가 2012년 출시한 20만원대 모니터에 넣은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기능도 ‘논란’이 됐다. 이는 수백만원짜리 전문가용 모니터에나 들어가는 고급 기능인데 고작 20만원대 제품에 들어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 기능은 제품 홈페이지와 제품 카탈로그에 깨알같이 표기돼 있을 뿐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업을 접었지만, LG전자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V10’도 빠질 수 없다. ‘V10’의 DSD 재생 기능은 고급 오디오에 들어가는 기능이지만 일부 마니아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V10’의 금색 스테인리스 베젤이 실제 20K 금 도금이라는 걸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제품의 기능을 파악해 널리 알리는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제조사의 겸손으로 미화될 일인지, 구매자가 정당히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제는 거의 사장되는 분위기로 가는 지상파UHD가 꼭 그러하다.

지상파UHD의 직접수신율은 도입 첫해 5.3%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2018년 4.2%, 2019년 2.6%, 2020년 2.3%, 2021년 2.2%, 그야말로 우하향 중이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이 UHD 화질로 방송됐다는 걸 아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UHDTV로 보면 으레 UHD 화질로 나오는 줄 아는 사람이 태반이다. 화면 상단에 ‘UHD’라고 표기됐으니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대부분이 IPTV 등 유료방송으로 월드컵을 시청한 이상, 우리는 UHD로 방송되는 월드컵을 HD방송으로 봤다.

일각에선 지상파UHD가 너무 화질에 대한 메리트만 강조한 나머지 혁신 서비스들이 묻히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경우 UHD 보다 ATSC 3.0표준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방송(넥스트젠TV) 서비스의 개념이 더 크다. UHD는 물론 다양한 채널, HDR 기능, 재난메시지 송출 등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언뜻 들으면, 우리는 UHD 방송만 하고 미국의 이러한 부가서비스들은 안 하는 줄 알기 쉽다. 그런데 우리도 한다. 재난방송, HDR, 다채널서비스 등 이미 많은 서비스가 시작한지 오래다. 시청자들이 모르는 게 문제다.

이쯤되면 지상파UHD는 LG전자 못지 않은 마케팅 실패의 제왕이다. 지상파만큼 강력한 홍보 수단이 어디 있다고 알아주지 않음을 한탄할 것인가.

UHD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방송사의 입장에서 알려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논리가 팽배한지도 모른다는 소설을 써본다.

피해는 국민의 몫이다. 지상파는 국민의 재산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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