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순차 교체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서울 지하철 내 CCTV 10대 중 4대가 사람 얼굴도 식별하기 힘든 수준의 저화질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교통공사가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8호선 객차 내 설치된 CCTV는 총 4552대이며, 이 중 41만 화소가 1716대, 200만 화소가 2836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200만 화소를 HD로 분류하는데, 41만 화소 CCTV는 HD에 비해 화질이 크게 떨어져 화면 속 인물이 누군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국토교통부 행정규칙 철도시설 기술 기준에 따르면, '역사 및 역 시설 등에 설치하는 영상감시설비의 카메라는 130만 화소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다만 이 기준은 역사 및 역 시설에만 해당해 전동차 내부는 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법에는 화소 기준이 없어 전동차 내 저화질 CCTV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
얼굴을 식별하기 힘든 저화질 CCTV는 범죄 발생시에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이동 중인 서울지하철 9호선 전동차 안에서 피해자를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50대 남성이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전동차 내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데다 범인이 찍힌 역사 내의 CCTV는 화질이 좋지 않아 피고인과 동일인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2026년까지 모든 전동차 내 CCTV를 고화질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올 7월까지 1, 2, 3, 6, 7호선을 교체하고, 4, 5, 8호선은 2026년까지 완료한다. 특히 1~4호선 및 8호선은 역사 CCTV 개량과 함께 지능형 모니터링 시스템을 2025년까지 도입한다.
전체 객차 수 3613칸 중 41만 화소의 CCTV가 설치된 열차는 867칸, 아직 CCTV가 없는 열차가 1900칸으로 파악된다. 1900칸의 미설치된 열차부터 올해 순차적으로 200만 화소의 신규 CCTV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CCTV 추가 설치 외에도 직원과 곧바로 통화할 수 있는 SOS 비상 호출장치 추가 설치, 여자 화장실과 수유실·고객안전실에 경찰 직통전화 핫라인 배치 등의 예방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