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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나침반] 공정경쟁 가치를 되새긴다
[디지털 나침반] 공정경쟁 가치를 되새긴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3.06.01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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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편집인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3일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를 개최했다. 올해 34회째를 맞은 중소기업인 대회는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대 등에 중추적 역할을 하며, 한국경제 발전에 공헌한 중소·벤처기업인의 성과를 되짚어 보고 자긍심을 높이는 축제의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혁신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며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은 개별 기업 대 개별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대 생태계,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 간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공정한 시장경쟁 시스템 아래에서 스타트업과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자리는 정부의 직접 재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타트업이 만드는 것이고 창의와 도전정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은 한국경제의 경쟁력 제고와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천이다. 공정경쟁 시스템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미래지향적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복잡하게 설정된 다단계 도급구조하에서 합리적인 경쟁시스템을 만드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 간 공정경쟁을 통해 실효성 있는 동반성장의 기틀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로 대기업의 ‘제 식구 감싸기’를 들 수 있다. 여전히 다수의 대기업에서 자회사와 수의계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사업물량을 공급하는 관행이 만연해 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중소 협력업체에 충분한 일감을 주지 않으면서 자회사에게는 꾸준히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대기업의 행태에 중소기업 대표들은 울분을 토한다.

모회사로부터 사업을 수주한 자회사는 더 가관이다. 전체 사업비 중 일부를 관리비 명목으로 공제하고 해당 사업의 전부를 중소 협력사에 하도급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소 협력사는 실제 사업을 도맡아 하면서도 적정이윤을 내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공공 발주처의 입찰방식에 불합리한 요소가 없는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공공기관에서 행정 편의나 신속한 사업 추진 등을 명분으로 대기업에 유리한 입찰 방식을 적용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이처럼 불공정한 입찰시스템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범이 된다. 양극화는 한국경제의 고질적 병폐로서 사회적 갈등을 부르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떨어뜨린다. 양극화의 굴레에 갇힌 나라는 선순환적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에 기업과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는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특히 정부는 대·중소기업이 함께 상생·협력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동반성장을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공정경쟁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길을 찾아 나서는 자만이 새 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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