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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안 되는 나라
인터넷이 안 되는 나라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03.10.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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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본지 논설위원·공학박사

북한 통신 인프라 개발도상국에도 못미쳐
일급호텔 구내통화도 교환원 거쳐야 가능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현대사회의 특징을 꼽으라 한다면, '정보의 바다'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인터넷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삶의 질적, 양적 측면에서 인터넷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이제는 생활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돼 버렸다.

이렇듯 인터넷의 파급효과는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그 정의를 말하라 한다면 이에 대해 정확히 답하는 이가 많지 않음은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정의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인터넷은 알파넷(ARPANET)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통신망을 일컫는다. 이는 특정 관리조직이나 호스트 컴퓨터 없이 전 세계에 걸쳐 연결돼 있는 가상의 통신망으로 고유명사의 경우처럼 Internet 또는 INTERNET과 같이 첫 글자를 대문자로 표기한다.

이러한 인터넷의 기원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은 국방성의 지원으로 4개 대학의 통신망을 연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알파넷(ARPANET) 이었다.

알파넷(ARPANET)은 처음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구축됐다가 프로토콜로 TCP/IP를 채택하면서 일반인을 위한 알파넷과 군용인 MILNET으로 분리됐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며 인터넷 환경의 기반을 갖춰나가던 미국은 1986년 국립과학재단(NSF)에서 TCP/IP를 사용하는 NSFNET라고 하는 새로운 통신망을 구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NSFNET은 1987년부터 ARPANET를 대신해 인터넷 근간망(backbone network)의 역할을 담당하게 됐으며 이 후 인터넷은 본격적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현 주소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우리 나라는 IT 인프라 구축, 인터넷 보급, 인터넷 이용(Page view, 도메인 보유율)등의 부문에서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성공한 IT기업들의 경영자들이 산업시찰 등을 통해 이런 사실에 동감을 표하며 기술개발부문에의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근래 통신시장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테스트 마켓(Test Market)으로 평가받고 있을 만큼 인프라 수준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여러 부문에서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북한의 정보통신 수준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았다.

필자는 얼마 전 북한을 다녀온 일이 있다. 그런데, 필자에게 '북한을 방문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북한의 열악한 통신 인프라와 인터넷 환경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들의 통신 인프라와 인터넷 보급 수준은 통신업계에서의 경험이 없는 사람도 그 낙후된 수준을 쉽게 가늠 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북한에서 가장 크고 시설 좋다는 고려호텔, 이 호텔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 중 유독 필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정보통신 부분이었다. 어디를 가든지 통신 수준을 비교해보는 습관은 오랜 시간 통신업계에 몸담았던 필자의 직업적 습관이라 말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때문에 갖게 되는 전문적인 관점에서의 비교를 차치하고라도 북한의 통신 수준은 지극히 낙후된 상태였다.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는 호텔에서 옆방과의 전화 통화마저 교환원을 통해야만 가능했으니 인터넷은 꿈도 꾸지 못할 실정이었다.
또한 세계 어느 곳, 심지어, 히말라야 산맥 높은 산봉우리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조차도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하다고 광고하는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 카드사의 광고가 무색하게 통신 인프라의 미비로 신용카드를 사용 할 수 없었다.

물론, 이러한 현실의 이면에는 비단 기술수준의 낙후뿐만 아니라 북한의 패쇄적인 사회구조도 한 몫을 하고 있으리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로 오랜 시간 굳게 닫아 두었던 그들에게 낯선 방문자라고해서 통제의 예외가 될 수 는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 하나 만이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에 한계가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와 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북한의 통신 인프라와 인터넷 수준은 개발도상국가인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계로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이와 함께 인터넷이 안 되는 나라가 우리와 같은 단일민족이 이라는 사실이 새삼 분단의 높은 벽을 느끼게 했으며, 아울러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가 많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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