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 연구소는 최근 한국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이 전체 수출품목 4,200개 중 76개에 불과하다며 경쟁국들에게 빠르게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이런 수치가 미국(924개)은 뒤로하고라도 중국(460개), 일본(326개), 홍콩(206개), 대만(122개) 등 주변 경쟁국들보다도 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산업자원부가 국내 제품 중 세계 일류상품이 55개에 불과하다며 2005년까지 500개로 늘리겠다는 '세계 일류상품 발굴·육성' 방안을 발표한지 불과 한 달도 채 안 되 같은 내용이 계속 지적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경쟁력 있는 기술의 국산화를 하루빨리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연구소 한 관계자는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지적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신기술개발의 필요성"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진정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그동안 베끼기 식의 기술 개발이 아니라 원천기술개발이 우선 되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좀 다르다.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으로 국산관련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핵심부품을 비롯한 6∼70%의 부품이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할 만큼 껍데기만 국산인 제품이 많은 것이 현실. 즉 제품을 팔면 팔수록 외국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만 심화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IT 업종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상용화하는 것은 외국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당연히 떨어진다"며 "업계에서는 핵심부품이나 장비개발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외국 부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인식이 만연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선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원천기술개발은 뒤로하고 잘되는 사업만 추구하는 국내 기업들의 비뚤어진 개발의식이 전환 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각 기업자체적으로 기술개발을 하는데는 큰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정부차원에서의 전폭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용량 시스템 등 개발하더라도 경쟁력 없는 기술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10년 앞을 내다보고 기술 개발을 유도해 줄 것을 정부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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