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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공사업 등록기준 강화돼야
정보통신공사업 등록기준 강화돼야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04.07.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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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본지 논설위원/공학박사, 보성통신(주) 대표

공사업체 양적 팽창 과당경쟁 유발
우량 기업 육성·경쟁력 강화 절실

지난 90년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공사업체는 840개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2004년 현재 정보통신공사업체는 5300여 개에 달한다. 10여년간 630% 넘게 증가한 것이고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 수를 감안한다면 증가율은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이 같은 급격한 증가세는 결국 공급자 과잉현상을 초래했고 그 결과 업계는 과도한 경쟁상태에 돌입하게 됐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통계에 따르면 공사업 등록업체 5000여개 중 10%에 해당하는 약 500여개 업체가 공사실적이 전혀 없다고 하니 정보통신공사업계의 공급 초과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업체의 급격한 증가와 과당경쟁의 이면에는 정부의 등록기준 완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으며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 당시 직장인들의 입버릇 같은 말이 "명예퇴직하면 식당이나 해야지"였다.

그런데 2004년 지금 정보통신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할 것 없으면 공사업이나 하지"라는 말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와 같은 세태를 반영하듯 매년 600여개의 공사업체가 새롭게 등록하고 300여개 업체가 폐업을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정부의 등록기준 완화가 업계로의 진입 장벽을 너무 낮춰 업계의 과당경쟁을 유발했고 매년 300여개 공사업체가 폐업을 하면서 국가 자원을 낭비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공사업체의 양적 팽창은 90년대를 지나면서 가속화됐다. 그 동안 허가제였던 공사업체 등록기준이 90년대 중반을 거치며 신고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경쟁정책은 업체 난립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업체의 난립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당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과당경쟁을 초래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수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첨단장비를 많이 보유한 우량기업일수록 과당경쟁 하에서는 생존기반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인력을 보유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관리비용이 소요되고 우수한 인력일수록 그 비용은 커지게 된다. 즉 인력의 유지는 기업의 고정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지속적인 공사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비용을 발생시키고 따라서 우수한 인력을 많이 보유한 기업일 수록 공사물량 미확보에 따른 손실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정보통신공사업계의 현실과 같이 과당경쟁 하에서 또 기업에 대한 질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우량기업의 생존 자체가 불확실하게 된다는 것이고 이는 업체의 인력채용 기피현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의 인력채용 기피현상은 청년 실업 등의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하도급이라는 업계의 병폐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공사품질의 저하 또는 부실시공의 원인이 된다. 정보통신공사업계에 앞서 건설업계에서는 몇 번의 대형사고를 통해 이러한 하도급 관행과 이에 따른 부실시공이 얼마나 큰 사회문제를 야기 할 수 있는 것인지 보여준 바 있다.

그 결과 부실시공과 하도급 근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고 부실시공의 한 원인이 됐던 하청관행을 뿌리 뽑고자 정부와 업계 양각에서 노력을 해온 바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정보통신공사업계에서의 부실시공은 그 사회적 파장이 쉽게 인식되지 못하고 있기에 공사품질과 부실시공, 하청의 관행 등에 있어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에 대해 우리는 지난해 겪은 인터넷 대란의 경험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과 휴대통신은 이미 우리 생활의 필수요소가 됐다. 은행 거래에서는 물론 병원에서도 환자 데이터 관리와 각종 의료용 장비의 통제에 정보통신 기술이 직접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교통시스템 또한 고도로 집약된 정보통신기술이 핵심기술로 이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있어 정보통신의 마비는 건축물의 붕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야기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공품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또 그 시공품질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업체의 시공능력을 간과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상에서와 살펴본 바와 같이 정보통신공사는 건축의 경우보다도 더욱 중요하게 시공품질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돼야하고 하도급 관행 근절 등을 통한 우수한 시공품질 보장을 위해 우수한 시공업체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한 방법이 정보통신공사업체의 등록기준 강화이다. 즉 등록기준 강화를 통해 속칭 '페이퍼 컴퍼니'라 불리는 이름뿐인 기업들을 정리해 과당경쟁으로 인한 우량 기업의 고사를 방지하고 기업의 내실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세부적인 강화기준으로 공제조합 출자금의 확대와 사무실 확보 면적 기준의 확대를 들 수 있다.

먼저, 공사 시공은 단기간에 끝나는 경우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시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또 이렇게 시행된 공사는 일정기간 하자보수를 해줘야 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따라서 시공사의 자본력은 공사가 완료되기까지 그리고 하자보수 기간이 완성되기까지 시공과 보완 그리고 배상능력을 담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현행 등록기준에서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어진 상태로 '공사에 대한 담보'라는 기능을 수행 할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으며 따라서 이에 대한 강제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그 단계적 시행 방안으로 정보통신공제조합에 자본금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자금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판단된다.

또, 기업 활동에는 자본과 인력, 자재와 더불어 필수적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필수 공간의 확보여부는 '페이퍼 컴퍼니'를 가려내는 기준으로 활용 될 수 있다. 현행 정보통신공사업법상 개업에 필요한 필수적인 기술인력은 4명이고 사무실 면적은 15㎡이상을 확보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 기준은 현실성이 다소 결여돼 있다고 생각된다. 이 규정에 의한 사무실 면적은 1인당 1평이 조금 더 되는 넓이이다. 하지만 실제로 정보통신공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원이 사용하는 공간 외에도 장비와 자재를 보관해야하는 부수적인 공간들이 더 많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현행기준은 '페이퍼 컴퍼니'를 가려내기에 부족점이 많다고 생각되며 위에서 언급한 필수적인 사항을 고려했을 때 66㎡(약 20평) 이상은 확보돼야 할 것이라 판단된다.

만약 이러한 필자의 주장대로 공제조합 의무 가입규정 강화와 사무실 면적 확보 기준의 강화가 된다면 상당수의 기업들이 자연 정화 될 것이라 판단되며 강화된 기준의 적용은 기존 기업들에게는 기득권 인정의 차원에서 1∼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어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하고 새로이 진입하려는 기업은 즉시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신규 진입에 대한 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나라 정보통신공사업계를 살펴보면 2003년을 기준으로 578개의 업체가 신규등록을 했고 317개의 업체가 폐업해 총 4923개 업체가 총 5조 9840억원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 중 4,560개 업체만이 실적 신고를 했다.

이를 1개 업체당 공사금액으로 환산하면 14억2000만원정도의 규모로 이 평균에 미달하는 실적을 가진 업체가 전체의 64%에 달하는 3155개에 이른다. 이처럼 영세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업계 현실은 기술력의 개발이나 고용의 창출, 하도급의 근절, 우수한 공사품질의 확보 등을 생각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우수한 공사업체를 가려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업계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필수적인 절차라 사료되며 이러한 우수 공사업체의 전략적 육성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통한 외화 획득도 기대 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의 최선의 업계 생존성 확보방안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는 정보통신공사업계 과당경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참으로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으며 이러한 자성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사항 외에도 여러측면에서의 개선사항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정부도 실효성 있는 정책수립을 위해 업계에서 요구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며 그 시정에 대한 속도에 있어서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그 완급을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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