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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업계의 새 도약을 기원하며
공사업계의 새 도약을 기원하며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06.12.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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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본지 논설위원·공학박사 원테크놀로지(주) 사장

어느덧 2006년이 저물어 간다. 연초부터 정보통신공사업계는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 및 정보통신공제조합 이사장 선거로 무척 분주했다.

숨가쁜 연초를 보낸 지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연말이라니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빠르다는 말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훨씬 짧아져 간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요즘의 공사업계를 살펴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은

희망조차 잃어버린 정신적 경제적 '공황' 상태라 표현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만나는 분들 모두가 너무 힘들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업계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해가 바뀌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올해 개의 해가 지나면 내년에는 돼지해를 맞게 된다. 돼지는 길한 동물로 손꼽히는데 내년엔 좋은 일만 가득하지 않을까?

돼지꿈을 꾸면 큰 행운이 뒤따르지 않을까 하는 부푼 마음에 복권을 사듯이 막연한 기대감으로만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올바른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자세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정적으로만 볼일도 아니다. 오히려 미래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이 어렵다고 포기 할 수는 없지 않는가?

'궁즉필통(窮卽必通)'이라고 했다. '궁하면 반드시 해결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를 짜 낼 필요가 있다.
 
현재 정보통신공사업 시장규모는 약 7조원대로 추산된다. 현재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먼저 시장파이를 키우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구도를 변화시키는 것을 생각해 본다. 즉 7조원 시장을 10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업체 수를 반으로 줄이면 경영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게 경영난 해소에 관한 일반론(一般論)이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향후 국내경기가 급속히 호전돼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시장규모를 7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창의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수주 물량을 늘리는 것도 업계의 현실에 비춰볼 때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한마디로 현실과는 동떨어진 업계의 '희망사항'이라고나 할까?

급속한 IT기술의 발전이 되레 정보통신공사 물량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전송기술의 발달로 이어져 정보통신기기 및 전송망의 소형화, 전송 대역의 광역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로 인해 통신망 증설이 불필요해져 공사물량의 감소라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공사 발주처에서 시공업체간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거나 표준품셈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공사를 발주함으로써 약 2조원의 공사비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불합리한 시장잠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한, 잃어버린 2조원을 되찾기 어렵다는 점을 확고히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각종 시공업무가 수반된 시스템통합(SI) 사업도 공사업계가 수행해야 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시공은 분명히 공사업계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육체적 노동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제 몫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결국 공사업계 종사자 모두의 잘못이다.

요즘 정보통신공사업체가 크게 증가해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는 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7조원 시장을 5000여 개의 업체 수로 나누면 업체당 평균 14억원이 나온다. 주먹구구식으로 이윤을 계산 해봐도 법정 기술자를 포함한 최소한의 인력과 상시 근로자 등 사무실을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수준이다.

해가 바뀌면 직원들의 임금도 올려 줘야 하는데 품은 깎이고 공사물량은 줄어들고 있으니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업체가 점점 늘어나고 임금을 못 받는 업계 종사자가 늘어날수록 모두의 앞날은 결코 밝을 수만은 없다.

산적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기 위해서는 우선 잃어버린 2조원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표준품셈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공사를 발주하거나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덤핑을 하는 행위를 철저히 방지함으로써 부당하게 잠식된 공사비 2조원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미다.

발주처에서 표준품셈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이유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무엇보다 원가 절감을 명목으로 표준품셈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공사업체가 부실해지고 이로 인한 시공품질저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고히 인식시켜야 하는 것이다. 특히 표준품셈을 적용하지 않는 이유를 면밀히 조사 분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대항하지 않는 한 발주처에서 표준품셈을 적용할 리가 없다.

표준품셈의 제·개정은 정보통신부에서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에 위임한 사항이다.
사업자 단체인 정보통신공사협회 주도로 표준품셈의 심의 및 제·개정이 이뤄진다고 해서 품셈 적용을 기피하거나 배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결국 발주처가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가 임대차 보호법을 제정한 것처럼 공사업계도 합심해 표준품셈의 의무적 적용에 관한 법을 제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새해에는 잃어버린 2조원을 찾는데 업계 종사자 모두의 힘을 합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는 주인에게 충직한 동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친 욕을 할 때 꼭 '개'를 결부시키곤 한다. 속된 말로 '개 같은' 병술년을 보내고 행운의 정해년을 맞이하고 싶은 게 업계 종사자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여기서 '잃어버린 2조원'을 반드시 되찾자는 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업계 종사자 모두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새해는 600년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황금 돼지띠 해라고 한다. 아이를 낳으면 재물 복이 넘치고 크게 성공하는 대길(大吉)의 해라 하니 공사업계도 경영난 해소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새해에는 업계 종사자 모두의 사업이 번창하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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