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책(上策)이란 보다 나은 계책을 말한다. 얼마 전 보도를 보니 미국 대통령이 토네이도를 피하기 위해 장갑차 안으로 피신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 회오리바람을 피하기 위해 장갑차로 피신하는 예는 매우 드물다는 촌평이 딸려 있었는데 상황이 엔간히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하긴 토네이도라는 게 집이 통째로 날려보내고 대형트럭을 장난감 내던지듯 하는 정도의 위력이니 안전을 도모할 수만 있다면 장갑차 아니라 그보다 더한 곳이라도 일단 피하고 보는 것이 상책일 터이다.
우리의 팔자도 이와 같다. 대운(大運)이나 세운(歲運)에 의하여 흉한 운세가 작용하는 시기에는 그 흉을 줄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함이 상책이다. 더러는 자기 소신이나 주관이 더없이 완고하여 흉운(凶運)이 눈앞에 닥쳐왔는데도 그에 대한 대책을 소홀히 하여 큰 손해를 보는 예가 많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사람일수록 손해의 원인이 흉한 운세에 대한 대책이 미흡함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납득하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관살(官殺)이 기신(忌神)으로 작용하는 사주의 경우, 대운이나 세운에서 관살운(官殺運)이 오게 되면 흉운의 작용력이 배가되므로 명예나 재물에 관련된 피해가 속출하게 된다.
본시 관살운이 기신이 되는 사주는 대부분 신약(身弱)한 쪽으로 격(格)이 구성되기 마련이므로 이처럼 신약한 사주에 관살운이 오게 되면 자칫 죽을 고비를 맞게 되는 수도 있다.
더 나쁜 경우는 흉한 운세와 더불어 충(沖)이 겹쳐지는 사태인데 그쯤 되면 그야말로 운세의 토네이도가 들이닥쳤다고 해야 옳은 표현이 될 것이다.
이는 흉한 꿈에서 공포의 대상에게 쫓김을 당할 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달아날 수 없는 경우와 비슷하다. 흔히 죽을 고비가 닥친 사람의 사주 또는 운세가 급격히 추락하는 사람의 사주에서 이와 같은 겹치기 흉운이 나타난다.
이때는 위력이 강해진 관살의 영향권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는 동시에 관살의 힘을 극하는 식상(食傷)의 세력을 동원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를테면 일간(日干)이 목(木)이고 인성인 수(水)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신약한 사주에서 관살은 금(金)이다. 금(金)이 기신인데 대운에서 또다시 금운이 온다면 일간(日干)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이때는 식상에 해당하는 화(火)의 힘을 빌어 금의 세력을 제압해야 하는 데 사주 내에 화(火)가 없다면 부득이 차선책인 풍수지리의 힘을 빌게 된다. 가상(家相)인테리어부터 의상,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동원 가능한 모든 환경 여건을 화기(火氣)강화에 맞추는 것이다.
이를 사주에서는 '식신제살(食神制殺)'이라 한다. 관살이라는 흉운의 토네이도를 피하기 위해 식신이라는 장갑차에 몸을 숨길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상책은 없지 싶다.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011-1708-5664 odolie@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