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상에 표기되는 물체를 조작했을 때 사용자가 그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른바 '촉각펜'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의해 개발돼 20일 '유비 펜(Ubi-Pen)'<사진>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발표됐다.
기존 펜으로는 터치스크린을 눌러도 사용자가 클릭여부를 확신할 수 없어 불편했다면 이 촉각펜은 직접 버튼을 누르는 듯한 느낌을 사용자에게 전달해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한다.
기술의 핵심은 머리 부분에 내장된 2개의 진동기에 있다. 펜을 쥔 사용자가 터치스크린에 접촉하는 동안 작업의 종류에 따라 각각 순간적인 진동과 충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 때 터치스크린상의 버튼을 눌렀다 떼는 동안 버튼을 아래로 누르는 충격과 튀어나오는 충격을 순차적으로 발생시킴으로써 마치 실제 버튼을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을 재현한다.
이 외에도 윈도우 환경의 메뉴, 창, 아이콘, 드래깅, 팝업 등의 조작 시에도 적절한 촉각 피드백을 전달한다.
ETRI는 이 기술의 개발이 보고 듣기만 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실제로 만져보고 느끼는 사용
자 인터페이스의 '차세대 컴퓨팅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촉각을 통한 컴퓨터 사용환경이 본격화되면 어린이나 노인의 교육 콘텐츠로 활용은 물론, 시작 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환경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 ETRI는 체험형 디지털 스케치북을 자체 제작해 지난해 12월 개최된 차세대 컴퓨팅산업 전시회에서 시연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 동화책을 디지털화해서 책에 등장하는 벌, 나비, 개구리 등을 직접 촉각펜으로 그려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그림 안내선을 벗어나면 펜을 통한 즉각적인 반응이 전달돼 원래 방향대로 그리기를 유도하는 등 교육 콘텐츠로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술 개발에 참여한 스마트인터페이스팀의 경기욱 박사는 "점차 터치스크린 중심으로 바뀌어가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물리적 느낌의 부재가 큰 결함으로 지적돼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기술 개발은 이를 보완하는 중요한 성과로 미국, 일본 등 관련분야 선진국의 결과와 비교해도 크기와 성능 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TRI는 관련기술에 대해 10여건의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고 관련논문과 표준화 연구를 지
속해 2007년 HCI(Human
Computer Interface) 학술대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ETRI는 디스플레이 업체와 펜 입출력 장치업체 등을 대상으로 활발히 기술 이전을 협의 중에 있고 휴대 단말기 장착을 위한 상용화 설계에 돌입해 내년쯤 정식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TRI는 향후 촉각 뿐 아니라, 시·청·후각 등의 다양한 감각까지 활용해 사용자의 흥미와
직관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