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휴대폰을 세계 어느 곳에서든 충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GSM협회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09'에서 전세계 주요 휴대폰 회사들이 동일한 종류의 휴대폰 충전기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본 회의에 참석한 업체는 AT&T, KTF, LG, 모토로라, 노키아, 퀄컴,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보다폰 등 총 17개 기업이다.
국제규격의 충전기는 마이크로USB를 채택할 전망이다.
각 제조업체들은 2012년까지 새로운 기준에 맞는 통합 충전기를 지원하게 된다.
휴대폰은 교체주기가 짧기 때문에 IT폐기물로 배출되는 양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기 역시 호환이 안돼 휴대폰을 바꾸면 충전기까지 바꿔야 하는 등 비용손실이 컸다.
GSM협회에 따르면 이번 협약으로 충전기 제조에 들어가는 산업비용이 크게 줄어 온실가스 저감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년 1월 1일까지 시판되는 대부분의 휴대폰은 범용 충전 커넥터를 지원하고 UCS의 기술 요건을 개발한 OMTP(Open Mobile Terminal Platform)의 높은 효율성을 충족시켜야 한다.
롭 콘웨이(Rob Conway) GSMA CEO 겸 이사회 멤버는 "본 협약은 소비자들에게 편리할 뿐만 아니라 자원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나라별로 각기 다른 충전기 규격을 맞추지 않아도 되고 충전기를 통합해서 제공할 필요가 없게 돼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우리 나라는 지난 2007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주도로 휴대폰 외부 단자 통합 표준이 확정된 뒤 현재 대부분의 휴대폰이 20핀으로 된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유럽·미국 등은 여전히 업체별로 혼재된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협약에 참가하지 않은 기업 중 SK텔레콤, 애플, HTC 등의 대형업체들도 있어 세계 모든 휴대폰을 아우르는 통합 충전기의 등장은 한동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