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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에 더 빛나는 한국사의 가치
글로벌 시대에 더 빛나는 한국사의 가치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11.04.2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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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본지 발행인·공학박사

지난 22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매우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내년부터 모든 고등학생이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우도록 하고, 5급 공무원을 선발할 때도 반드시 한국사 시험을 치르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사의 중요성을 일깨우려는 듯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역사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009년 교육과정에 개편에 따라 선택과목에 편입됐던 한국사가 뒤늦게나마 제자리를 잡게 된 것은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사의 선택과목 지정은 현 정부가 범한 중대한 실수 중 하나다.
실용주의를 표방한 정부는 대학 입시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한국사를 선택과목으로 격하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한국사에 대한 심층교육이 글로벌 시대의 지적 경쟁력과 배치된다는 사회 일각의 그릇된 이해도 한국사 홀대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국가와 민족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들춰보거나 케케묵은 정보를 나누는 일이 아니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요, 미래를 조망하는 망원경이라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아울러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 풍요와 산업화·민주화·정보화의 찬란한 업적은 선조들의 피와 땀을 밑거름으로 열린 값진 열매다.

선조들의 발자취를 올바르게 어루만지려는 노력 없이는 현재 우리들의 자화상을 제대로 그려낼 수 없다. 거대한 미래의 문과 여기에 걸린 빗장을 여는 힘을 기르기도 힘들다. 우리 역사를 배우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사의 가치는 글로벌 시대에 더 빛난다. 한 나라의 역사는 그 나라의 정체성이요, 정체성을 확립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확고한 정체성을 지닌 인재만이 세계무대에서 투철한 애국심을 발휘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회귀본능을 지닌 연어처럼, 자신의 DNA가 무엇인지를 잊지 않는 참된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물론, 일본과 중국도 근래 들어 역사 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기네 국경 안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을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교과서 왜곡 등 우리 역사에 대한 주변국들의 거센 위협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가 왜 우리의 역사인지,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알지 못하면서 이런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의 필수과목 지정으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풀어야 할 난제들이 여전히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한국사 교육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세부적인 실행 전략을 짜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입시에서 한국사 성적을 꼭 반영하도록 관련제도를 고치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입시에서 한국사는 여전히 사회탐구 영역의 10여 개 선택과목 중 하나일 뿐이다. 대입 필수과목이 아닌 상태에서 한국사 교육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이에 덧붙여 신규공무원 및 신규교원 채용, 공공기관 입사시험 등에서도 한국사 시험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국사의 필수과목 지정 못지않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특히 일방적 지식 전달과 암기 위주로 진행돼온 단조로운 방법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수업 방식을 손질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250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짧은 역사를 가졌다. 하지만 체계적인 역사교육을 통해 자국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현장학습과 토론을 통해 생생하게 역사를 체험하고 사고할 수 있게 하는 게 미국 역사 교육의 핵심이다. 이런 교육방식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진보와 보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게 균형 잡힌 교육체계를 만드는 일은 한국사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또 다른 필요충분조건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역사교육 강화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일도 시급하다.
지난 27일 한국사를 고교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한국사 이외의 사회관련 과목 교사들로 이뤄진 단체들이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역사교육 강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여전히 부족하고, 일부이지만 갈등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에 정부와 교육계는 지혜를 모아 한국사 교육 강화에 대한 다각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폭넓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였던 박은식 선생이 강조했듯 제 나라 역사는 민족과 국가의 혼임을 잊어져는 안 된다.

다시금 강조하건데 내실 있는 한국사 교육을 통해 민족과 국가의 혼을 바로 세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일은 결코 회피할 수 없는 당대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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