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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山사태엔‘大馬不死’가 없다
경제 山사태엔‘大馬不死’가 없다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11.09.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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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본지 객원논설위원

2003년 7월 일본 규슈지방에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 10여명의 인명피해를 낸 것을 비롯해 여러 건의 산사태가 빈발했다. 그래서 일본이야 말로 가장 산림정책이 잘 돼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일본 산림 전문가들이 한국의 산림을 배우고 갔다.

일본은 주로 상록수를 많이 심었는데 이것들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그 하중을 이기지 못해 쓰러지고 그것이 빗물을 막아 산사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산은 소나무 같은 상록수는 물론, 참나무, 아카시아 같은 활엽수가 함께 있어 서로 뿌리가 얽히고 설겨 나무 자신의 서 있는 힘을 보강하고 지반을 튼튼히 하여 산사태를 막는다는 것이 일본 사람들의 결론이었다.

그러면 이번 여름에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 우리나라의 산사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특히 아카시아 나무가 많은 게 원인이라는 보도도 있었는데 사실 그런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카시아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억울하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아카시아는 60~70년대 우리나라 벌거벗은 민둥산에 사방용으로 그리고 산사태를 막아주는데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종 탓만 하지 말고 1일 100mm가 쏟아지는 아열대성기후로 변화하는 우리나라의 산에 대한 대책을 새로 마련하는 것이다.

어느 학자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쓰나미가 겹치는 일본 보다 우리의 지각판이 늙고 산은 힘없는 마사토여서 산에 나무가 어떻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산세의 지질지도를 작성, 그에 맞는 사방댐을 건설하고 물에 힘없이 쓸려 내려가는 특성의 마사토 밑에 빗물을 모아 물이 땅 위로 넘치는 것을 막는 시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산사태를 보면서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1일 100mm 이상 쏟아지는 아열대성 기후에 속수무책으로 산사태를 당하듯 미국 경제위기를 비롯, 유럽 경제 파고가 우리나라를 덮치고 있는 시점에서 ‘아카시아가 어떻고…’할게 아니라 나무 밑의 땅속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채무가 435조 8000억 원-지난번 글로벌 위기 때 보다 100조나 늘어났고 GDP대비 채무비율이 35.2%로 팽창했으며, 외국인이 증권시장 투자금의 32%를 보유하고 있어 투기성자금이 ‘공매도’처럼 널뛰기를 하여도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허약한 현실-이것이 바로 산사태를 몰아올 산의 지반(地盤)과 같지 않느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편중된 경제정책, 거기에다 세계 시장의 파고는 잘 나가던 전자, 조선에 까지 불어 닥쳐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는 마치 산에 단일 수종만 심은 것과 같고 높은 실업율과 물가는 방치된 폐사목과 같아 비가 쏟아지면 유속을 가속화하는 작용을 하여 ‘大馬不死’란 신화마저 무너뜨릴 것이다.

우리는 옛날부터 미국이 기침을 하면 일본은 감기가 걸리고 한국은 폐결핵을 앓는다고 했다. 바로 이것에서 미국이 1920년대의 대공황 같은 사태를 맞이할지 모른다는 충격에도 지탱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

대만이나 싱가포르 같은 나라는 우리나라 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져도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경제도 그들의 튼튼한 중소기업의 구조, 그리고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어 하체가 튼튼한 경제체질에서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모래 위에 짓는 유리집 같아 폭우에 휩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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