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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의 발톱
龍의 발톱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11.12.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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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의 해’ ‘龍의 발톱’에 힘 모으듯
金正日의 죽음과 한반도의 회오리
선거·이념·계층 간 갈등 풀어가자

변평섭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본지 객원논설위원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즈음인 1997년 11월 경복궁 서북쪽 경회루 연못의 물을 빼고 청소를 하던 도중, 진흙 바닥에서 동으로 만든 용이 출토되어 화제가 되었다. 기록에는 용 두 마리를 연못 북쪽에 넣어 두었다고 되어 있는데 출토된 것은 한 마리뿐이었다.

어쨌든 경회루에서 출토된 용은 모형으로 지금 국립민속박물관에 전시 중인데 최근 부쩍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려와 사진을 찍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내년이 ‘용의 해’여서 미리 임금이 살던 궁궐의 용을 만나 새해 희망을 갖고 싶어서라고 한다.

그러면 왜 연못에 용을 넣었을까?

여기에 대해 왕궁 터가 풍수지리 적으로 화(火)가 세기 때문에 해태처럼 그 화기(火氣)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단지 불을 억제하기위해 용을 만들어 물속에 넣었을까?

당시 조선이라는 나라를 새로 세운 사람들은 나라의 평안을 간절히 소망했고 그 표징으로 비·바람의 조화를 일으키고 사악함을 물리친다는 용을 궁궐 연못에 넣은 것은 아닐까? 경회루 돌기둥에 까지 용을 새긴 것도 바로 그 간절한 마음에서라는 생각이 든다.

신라 문무대왕이 ‘내가 죽어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 것처럼, 용은 그렇게 수호신으로 우리 조상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심지어 꿈에서조차 용꿈은 대단히 상서로운 것으로 이율곡(李栗谷)선생도 어머니 신사임당께서 흑룡(黑龍)이 바다로부터 솟아올라 침실로 날아드는 태몽을 꾸고 태어났다고 한다.

역사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혜경궁 洪씨도 아버지 홍봉한과 어머니 한산 李씨 사이에서 흑룡의 빛나는 비늘을 본 태몽을 꾸고 태어났다.

내년은 용의 해인데 특히 상서로움을 가져다주는 ‘흑룡’의 해라고 한다.

용에는 9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흑룡과 계룡(鷄龍)을 대단히 상서로운 용으로 친다. 그런데 바로 며칠 안 있으면 용의 해를 맞는다. 그것도 ‘흑룡’.

그리고 용 가운데 유일하게 날개를 가져 제일로 치는 ‘계룡', 그래서 그 격이 너무 높다하여 중국으로부터 시비가 되기도 했던 계룡산이 있는 우리 충청도에서.

사실 2012년 임진(壬辰)년을 전망하는 소리들은 어둡다.

유럽의 경제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고 미국 역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거기에다 4월 총선거가 있고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있어 치열한 정치적 충돌과 혼란이 우려되는 해다.

갑작스런 김정일(金正日)의 죽음과 북한의 핵문제, 보수 진보, 세대 간 이념갈등… 이런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역사 이래 900회가 넘는 외침을 겪으면서도 나라와 문화를 지켰고 처참한 6·25 잿더미 속에서도 세계9위의 무역대국을 이룩한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궁궐 연못에 용을 집어넣고 기둥에 용을 새길 때 용의 발톱에 힘을 주었던 우리 선조들의 마음, 심지어 경복궁 근정전 왕좌 천장에는 중국의 황제만이 할 수 있는 다섯 개 발톱보다 두 개 더 많은 일곱 개 발톱을 그린, 그 장한 발톱에 힘을 주었듯이 우리 모두 마음에 위기극복의 강한 의지의 발톱을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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