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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봉의 21세기 마케팅 교실 '후발기업들의 선취전략은 무서운 파워를 지닌다'
진정봉의 21세기 마케팅 교실 '후발기업들의 선취전략은 무서운 파워를 지닌다'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2.06.08 11:00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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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한국마케팅학술연구소(KMRI)가 우리나라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각 기업이 수립한 신제품 개발계획의 10%만이 제품화돼 시장에 출시되었으며 그 중에서 80%가 시장에 출시 후 실패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결국 모든 신제품 개발 계획에 들어간 노력의 90% 이상이 실패한 제품에 허비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화학 의약품 전자 기계 등과 같은 종목의 제품개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신제품 모방에 드는 비용은 신제품 개발비의 60%에 불과했고 모방하는데 드는 시간은 개발시간의 65%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로운 제품 개발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실패 할 확률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회사의 능력이 그러한 위험을 부담 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후발 전략을 철저하게 구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조금 오래된 사례지만 생각이 나는 사례가 있다.

H 맥주회사가 자사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판매컨셉으로 '150미터의 지하 암반수에서 끌어올린 맑고 깨끗한 물로 만든 맥주'라고 광고 및 판촉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면서 150미터의 지하 암반수를 끌어 올리는 과정까지 친절하게 해설해 주며 광고를 내 보냈다.

사실 맥주는 물이 생명으로서, 어떤 맥주든지 150여미터 깊이의 땅속에서 깨끗한 물을 끌어 올려서 맥주를 만들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해오고 있던 것이기 때문에 선두기업으로서 O 맥주회사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2위 기업이었던 H맥주회사가 광고를 통해서 이를 내세우자 선도기업은 당황하였다.

결국 O맥주회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와 관심이 각별한 상황에서 '우리도 150미터 지하에서 물을 끌어올려 맥주를 만든다'라고 해 봐야 모방제품이나 미투(me-to)제품의 인상밖에 주지 못하고, 그 경우 자칫하면 2위 기업인 H맥주회사 제품을 마치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으로 키워주기 십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위 기업인 H맥주 회사는 150미터 암반수가 자신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광고를 계속하였다.

이처럼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기술이 아닌 데도 마치 새로운 것인양, 먼저 내세워 선도제품이나 경쟁제품을 모방제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을 마케팅에서는 선취전략이라고 한다.

결국 이 선취전략을 성공 시킴으로써 H맥주회사는 만년 두 번째 맥주회사에서 일약 첫 번째 맥주 회사로 자리를 바꾸었으며, 영원한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 같았던 O맥주 회사는 첫 번째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서 아직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도자가 강세를 보이는 그 어떤 상황에서건, 2인자가 형세를 역전시킬 기회는 있는 법이다. 씨름선수가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후발회사는 선도기업의 강한 힘을 약점으로 바꾸어 성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시장진입에 있어서, 기업은 상황에 따라서 선도전략과 후발전략을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다. 선도전략은 실패할 위험은 크지만 성공 할 경우 시장에서 장기간 동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반면에, 후발 전략은 실패의 위험은 적지만 시장진입 후에 선도기업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전략이 더 좋은 가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선도기업도 필요에 따라서는 모방전략을, 그리고 후발기업도 선도기업처럼 혁신전략인 선취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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