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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시설투자 유도정책 시급
정보통신 시설투자 유도정책 시급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04.04.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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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본지 논설위원

설비투자, 기업생존의 필수 요소
현재보다 미래가치에 중점 둬야


2000년,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을 이룬 것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세계최초로 CDMA 방식에 의한 무선통신기술 상용화의 성공은 우리나라에 많은 국가적 부(富)를 가져왔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기업과 정부에 국민적 찬사가 쏟아졌고 정부는 신기술의 선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그 후 정부는 CDMA이후 새로운 국부의 원천이 될 새로운 기술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이런 단계를 거쳐 결정된 핵심분야가 소위 3G(3세대) 통신이라 불리우는 WCDMA였다.

정부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WCDMA를 상용화시키겠다고 공언했었고 많은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이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당시 'WCDMA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에 많은 사업자가 참여를 희망했고 정부에서는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6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진행된 사업자 선정은 동기식이냐 비동기식이냐를 놓고 많은 진통을 겪었으며 최종적으로 여러가지 평가사항을 종합, 비동기식 업체 2개와 동기식 업체 1개를 선정, 이들 업체에게 각각 주파수 할당에 따른 정부출연금 1조3000원씩 모두 3조 9000억원이 부과됐다.

이런 정부의 신사업정책에 대해 정보통신업계에서는 그 당시 국가 경제 성장률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최고의 육성책으로 평가했고 업계 시장포화에 따른 과당경쟁과 그로 인한 중소업체 고사현상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 여겼다.

그런데, 그런 정부의 신사업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2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방관자의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

국가의 신성장산업 육성, 신기술에 대한 핵심기술 및 새로운 시장선점, 세계 기술표준 선정시 유리한 고지의 선점 등을 위해 기술의 상용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하던 것과는 딴판이다.

또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이 기업의 미래에 필수요소인 것처럼 사업자 선정에 총력을 기울이던 기간통신사업자의 모습도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정부는 '기업의 설비투자는 기업 경영진이 결정해야할 일'이라며 기업의 설비투자 지연을 방관만 하고 있고 기업은 '주주가 싫어한다'것을 이유로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와 기간통신사업자의 판단은 근시안적 접근에 따른 잘못된 판단이라 사료된다.

먼저, 정부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설비투자는 단순한 기업활동만의 의미가 아니라 사회 여러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활동의 일부분인 것이다. 즉, 기업의 설비투자는 국가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실업문제와 관련돼 있고 실업은 가계부채의 증가와 관련돼 있으며 이는 다시 내수 소비심리의 침체와 국민 총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간통신사업자의 설비투자 축소 및 지연 현상을 좁게는 관련 산업 중소업체의 몰락과 그로 인한 사회문제의 야기로 인식해야 하며, 넓게는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의 경쟁력 상실과 가까운 미래 해당 산업의 붕괴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런 암울한 상황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신기술 개발을 위한 설비투자 유도정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기간통신사업자 측면에서 볼 때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기업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라는 사실을 사업자 스스로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우리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업의 수익을 쌓아놓기만 하고 있으며, 그 결과 머지않은 미래에 현 기술이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대체 수익원의 부재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또, 설비투자 기피 사유 중 하나인 주주중시경영은 삼성전자의 경우에서 보았듯 부채를 상환하고 현금배당을 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찍이 신사업분야에 적극적인 투자·육성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반도체-플래쉬메모리-LCD-휴대폰으로 이어지는 수익 다원화에 성공했다. 시장은 기존 반도체 사업부문의 수익성보다 이러한 미래 수익원에 더 많은 점수를 주었고 그 결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즉, 주주는 기업의 현재가치보다 미래 수익창출 능력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는 너무 지난 투자에 대한 성과물을 지키려고만 하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며, 지난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현명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기업은 현재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며 정부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신규 고용을 창출하며, 침체된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임을 인식, 이러한 기업활동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WCDMA의 경우 정부에서 차기 육성 사업분야로 선정했고 사업자의 선정에서부터 사업에 대한 주도적 입장을 취했었던 만큼 그 시행에 대해서도 책임을 나누어야 하며 사업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신규 설비투자를 주저하는 기업에 세제상 지원, 투자자금 지원 등 투자의 동기를 부여 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정부출연금을 활용한 지원정책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정부출연금은 국가 정보화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다. 즉 정보통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사용돼야 할 기금인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미 3개 사업자로부터 받은 출연금중 일부를 활용해 기업의 설비투자를 지원하거나 향후 납부하여야 할 정부출연금을 탕감 또는 현물출자처럼 기업의 직접적인 시설투자로 대체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국민소득 2만불로 가려면 삼성전자 같은 회사 10개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기업이 국가 경제의 성장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몇 년 국가의 성공사업으로 평가받으며 국제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 정보통신산업은 향후에도 국민소득 2만불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산업이라 판단되며 따라서 민·관·정이 다 함께 제2의 부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CDMA에서처럼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그와 같은 역할의 수행은 시장 포화에 따른 공사물량축소와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정보통신산업의 가장 기초를 이루는 정보통신공사업계 등 관련업계가 돌이킬 수 없는 붕괴의 길로 접어들기 전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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