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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가 될 수 없는 월드IT쇼
‘월드’가 될 수 없는 월드IT쇼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2.05.18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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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도 그 나라와 도시를 떠올릴 유명 IT 전시회들이 많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ES)’, 독일 하노버의 ‘정보통신기술박람회(CeBIT)’ 등이 그것이다.

모두 각 도시의 대표 브랜드 상품으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시회 기간 동안 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됨은 물론, 수 만 명의 내외신 기자들과 해외 관람객들이 방문함으로써 유발되는 경제효과도 어마어마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그나마 위 언급한 전시회들에 구색을 맞출 수 있을 만한 전시회는 ‘월드IT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번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는 ‘언제나 그래왔듯’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정부부처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표 기업들이 참여해 IT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리뷰(Review)’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한마디로 새로울 것이 없었다.

전시회가 관람객을 모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이슈’거리다.

하지만 월드IT쇼엔 우리 기업부터가 이러한 이슈에 한 발짝 물러서 있다.

LG전자의 차기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2’는 이미 이 달 초에 발표가 됐던 제품이고, 멀티미디어 기술 대상을 받았다는 55인치 OLED TV는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제품과는 거리가 멀다. 역시 지난 1월 CES전시회에서 공개됐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더하다. 이번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의 상당수가 최근 출시된 ‘갤럭시S3’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했지만 스마트TV, 갤럭시노트 등 오래전(?) 출시된 제품 외에 신제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사의 부스는 이미 사은행사 코너가 된지 오래다.

국내 기업이 이럴진대 해외 기업들에게 무언가를 바라기도 무리수다.

그나마 이름값이 있는 퀄컴이 ‘스냅드래곤S4’ 프로세서와 LTE 관련기술을 선보였지만, 월드IT쇼가 ‘월드’의 자격을 갖추기엔 턱없이 부족한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지난 CES전시회에 인텔, 화웨이, 에이서, 델 심지어 BMW, 벤츠 등 자동차 업체까지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신제품 및 신기술을 내세우며 벌인 신경전은 관람객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볼거리였다.

중소기업은 어떨까.

이번 월드IT쇼는 대기업과 전시관을 분리함으로써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성격이 짙은 중소기업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동시 개최라는 명목으로 열린 ‘시큐리티 코리아’와 전시장을 같이 쓰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기존에 독립적으로 열리던 전시회를 합치지 않고서는 전시장을 채울 업체들마저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국가와 도시를 대표하는 전시회를 육성해 나아가기에 우리 산업계는 대중소기업이 하나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관심도도 매우 떨어져 보인다.

IT선진국 중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국제 전시회를 갖추지 못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 제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과연 역량 부족에서 온 결과인지, 스스로가 국내 시장, 국내 소비자를 푸대접해서 낳은 결과인지는 깊이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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