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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의 부활을 꿈꾼다
정보통신부의 부활을 꿈꾼다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12.07.0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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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한국정보통신기술사사무소협의회 회장

     
 
우리나라는 산림면적이 630여만 ha로 이는 전 국토의 63%에 해당하며, 그에 비해 농경지는 겨우 22%(2011년 말 기준)에 불과해 식량을 자급자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지리적 환경에 처해있다.

그렇다 해서 지하자원이 많은 것도 아니다. 지하자원이라고 해봐야 고작 석탄, 석회석, 텅스텐 정도가 채굴될 뿐이고 산업국가에 절대적 자원인 석유는 단 한 방울도 나지 않아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산업화의 조건으로는 황무지나 다름없다.

이러한 악조건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전 세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국민소득 2만 불이라는 쾌거를 이룬 가장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놀라운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인적자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두뇌 자원을 바탕으로 1960년대의 1차 가공 산업에서 1970년대부터는 2차 가공 산업인 조선·자동차·반도체 등의 고부가가치의 조립 산업을 일구어냈고, 1980년대에는 전국의 전화망이 완성되는 선진 정보통신의 기반을 갖추었으며, 이 정보통신망을 토대로 2000년 초에는 전 세계가 놀라는 IT강국으로 급성장하게 되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먹거리마저도 자급자족할 수 없는 조건에서 맨주먹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우수한 두뇌 자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수한 인적자원을 응집하게 한 정부의 정책과 정부기구가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인재가 제아무리 많은들 이들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잘 관리하지 못한다면 국가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잘 짜인 국가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한 마리 사슴이 이끄는 사자들의 군대보다, 한 마리 사자가 이끄는 사슴들의 군대가 더 위협적이다.’라고 말한 서양 격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정부기구를 보면, 구한말(1882년, 고종19) 우정사(郵政司)를 설립하여 체신사업을 처음으로 관장하였고, 1948년 체신부로 재조직하고, 이것은 1994년 정보화시대에 대비, 체신부, 상공자원부, 과학기술처 및 공보처에 분산돼있던 정보통신관련 기능을 일원화하도록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 정보통신부가 바로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으로 만든 산실(産室)이 되었다.

정보통신부가 작동되던 당시 세계 제일의 유·무선 통신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부가산업들이 싹틀 수 있었다. 이는 마치 60년대 수많은 어려움을 뚫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여 공업화에 고속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과 같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05년 EIU가 선정한 IT지수에서 세계 2위의 놀라운 위업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IT의 눈부신 성장은 Control Tower역할을 하였던 정부조직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현 정부에 들어와 정보통신부의 폐지와 기능 축소라는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다. 현 정부 출범 시 ‘작은 정부론’ 모토 아래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통·폐합이 되어 버리고 급기야 2008년 2월 정부조직법에 따라 정보통신부의 기능과 업무는 각각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분산 및 흡수 통·폐합시켜 버렸다.

이는 정부기구만 흩어져버린 게 아니라 세계 제일의 정보통신기술의 노하우마저도 분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의 IT산업은 해마다 퇴보하더니 급기야 2011년 말 EIU발표 세계IT산업지수에서 19위로 추락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정부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다변화된 창구는 업무의 효율을 저하시켰다.

S/W부문은 행정안전부에서, 게임분야는 문화체육관광부, 정보통신산업분야는 지식경제부, 통신정책분야는 정부부처가 아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관리하게 하였다. 그러나 애초 문제 삼았던 부처 간 정보통신분야의 업역 다툼은 줄어든 게 아니라, 더욱 심각하게 증대되었다.

세계는 바야흐로 정보통신의 시대라 아니할 수 없다. 정보통신은 단지 정보통신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빛과 공기처럼 온 세상에 접목되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세상을 유비쿼터스 세상이라 한다. 오늘날 정보통신이 없는 사회를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근래에 정치권에서 해양수산부를 부활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해수부의 부활 요구도 일견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현재 정보통신 만큼 우수한 인적자원을 가진 나라가 또 있을까. 이 뿐이랴. 세계제일의 정보통신 인프라는 이미 구축되어 있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아니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정보통신이야말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기름진 토양과 훌륭한 씨앗이 있는데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 실기(失期)하지 말아야 한다. 광속으로 변하는 정보통신환경은 한번 뒤처지면 종속관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치열한 전투장인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산업에서 절대적 강자인 반도체와 연계하여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세계를 선도하는 일등공신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세계와 경쟁하여 가장 단기간에 가장 확실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잘하는 산업을 육성하는 일이다. 물적 자원부족 국가에서 우수한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탁월한 선택이다.

이는 곧 미래사회의 거센 물결인 지식 정보화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란 그릇이 필요한 것이다. 그릇이 훌륭하면 그에 걸맞은 내용물(contents)을 담게 되어있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근래에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정통부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비등하게 전개되고 있다.?이는 해수부 부활요청이 지역적, 정치적 목적에 의해 요구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정보통신부의 부활 요구는 그야말로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거대한 흐름임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오늘

   
 
도 꿈을 꾼다. 하루빨리 정보통신부가 부활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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