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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P 특허 피해 3조 원 달해
MP3P 특허 피해 3조 원 달해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2.07.1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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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 실패사례 심층분석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최근 수행한 지식재산사례 심층정책연구(‘지식재산분쟁에 따른 우수기술의 사업화 실패사례 분석 연구’)를 통해 국내 벤처기업이 세계최초로 개발한 MP3 플레이어 원천특허가 사업화 과정에서 국내특허는 우리 기업간 분쟁으로 소멸됐고 미국, 유럽, 중국 등지에 등록된 해외특허는 미국 특허괴물(NPE)에 인수돼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라이센스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MP3 플레이어는 애플의 아이팟(iPod), 스마트폰과 같이 디지털 파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오디오 플레이어로 1997년 우리나라의 벤처기업인 디지털캐스트가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시장조사기관 GMID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MP3 기술 적용기기의 세계 주요국(한국, 미국, 중국, 일본, EU 등) 판매량은 최소 13억 대 이상이었으며 대당 기술료율 2달러로 계산할 경우 해당 기간 동안 약 27억 달러(한화 약 3조1500억 원)의 로열티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디지털캐스트는 연구개발과 사업화 비용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의 한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수밖에 없었고, 우여곡절 끝에 세계최초의 MP3 플레이어인 ‘엠피맨’을 시장에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사업화 초기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국내 기업들의 유사제품 출시와 특허무효 소송을 거치면서 국내특허는 권리범위가 축소된 후 결국 특허료 미납으로 소멸됐다.

반면, 해외에 등록된 권리는 유효하게 존속하고는 있으나 미국의 NPE인 텍사스MP3 테크놀로지스가 모두 매집했으며 2007년 미국에서 국내·외 대기업들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후 소송 취하한 것으로 보아 현재는 국내기업들이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특허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식재산전략기획단의 박성준 지식재산진흥관은 “MP3 플레이어 사례는 특허 출원단계에서부터 특허관리 및 특허분쟁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지재권 생태계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청구범위 설계가 미진해 강한 특허로 출원되지 못한 점, 국내 특허의 높은 무효율과 낮은 손해배상액으로 인해 국내 경쟁업체들이 특허침해에 대한 부담이 낮아 쉽게 시장진입을 할 수 있었던 점 등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 당해 특허 분석결과, 국내출원 단계에서 특허 청구범위가 정교하게 작성되지 못해 경쟁자들의 무효주장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반면, 미국과 유럽에 등록될 때에는 청구범위가 잘 설계돼 무효주장에 강한 특허로 등록됐다고 이번 정책사례연구는 지적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KAIST 지식재산대학원 박성필 교수는 “우리 기업들의 특허권 행사가 높은 특허 무효율과 건당 평균 5000만 원정도의 낮은 손해배상 수준이라는 2가지 큰 장벽 앞에서 좌절하는 것을 사례분석과 변호사, 변리사, 기업인 등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허무효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는 우수 심사인력 확충과 선행기술조사 서비스의 양적·질적 강화뿐만 아니라, 특허 요건의 하나인 해당기술의 ‘진보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기준이 정립돼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손해배상액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3배 배상제도를 비롯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도 필요하지만, 선결과제로서 현재의 손해배상 기준에 따른 1배의 배상이라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법원이 적극적으로 판결례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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