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상대방 선정,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지난해 KT와 SK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로 논란이 됐던 시스템통합관리(SI) 업종의 내부거래 비중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46개 대기업집단 소속 1373개 계열회사에 대한 현황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지난 4월 민간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51개 집단 중 새롭게 포함된 5개 집단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46개 대기업집단의 전체 매출액(1407조2000억 원) 중 계열사에 대한 매출액(186조3000억 원) 비중(이하 ‘내부거래비중’)은 13.2%였다.
구체적으로, 비상장사(1136개사)의 내부거래비중은 24.5%로 상장사(237개사) 8.6%보다 15.9%p 높았다.
또한 총수가 있는 집단(38개사)의 내부거래비중은 13.6%로 총수 없는 집단(8개)의 11.1%보다 2.5%p 높게 나타났다.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집단은 STX, SK, 현대자동차의 순이었다. SK의 경우 100% 자회사의 모회사에 대한 매출액을 포함했을 때 내부거래비중이 22.1%였고, 이를 제외했을 때는 21.3%로 나타났다.
내부거래금액이 큰 집단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상위 5개 집단 내부거래금액 합계는 132조 원으로 46개 전체집단 내부거래금액 186조3000억 원의 70.9%를 차지했다. 이 금액은 100% 자회사의 모회사에 대한 매출액을 포함한 것이다.
내부거래비중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KT그룹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15.67%로 2010년도 12.26%보다 3.40%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의 경우에도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22.09%로 전년도(15.55%)보다 6.55%p 높아졌다.
이에 반해, 삼성과 LG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13.01%, 13.76%로 전년도(삼성 13.68%, LG 14.25%)보다 각각 0.67%p, 0.48%p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거래 동향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 분야의 내부거래비중이 제조업·건설업·금융보험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업 분야 중 SI, 정보서비스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종으로 분류된 46개 사의 내부거래비중은 62.74%였으며, 정보서비스업종에 속한 20개사의 내부거래비중은 54.74%로 나타났다.
이 밖에 주요 업종별 내부거래비중을 살펴보면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9.02% △종합 건설업 15.56% △전문직별 공사업 49.22% △방송업 9.94% △통신업 8.29% △건축기술, 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 26.40% △기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47.15%로 조사됐다. ▶표 참조
내부거래 시 거래상대방 선정 방식을 보면 수의계약이 89.7%로 월등히 높았다. 반면 △경쟁입찰(3.2%) △지명경쟁입찰(2.1%) △제한경쟁입찰(0.4%) 등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내부거래가 증가하면서 정상적인 거래뿐만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지속될 개연성도 상존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에 대한 공시 및 점검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부거래비중이 높고 일감몰아주기 발생가능성이 큰 업종·회사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