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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기술'이 혁신을 주도한다
'파괴적 기술'이 혁신을 주도한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3.03.22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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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N] 맞춤형 네트워크…사용자가 ‘주인’
[무선충전] 단말 배터리 걱정無·궤도열차 적용
[가시광통신] 조명-IT융합…ITS 등 활용도 높아

IT업계에 ‘혁신’이라는 키워드는 어느덧 필수 생존전략이 됐다.
우리는 애플의 아이폰이 기존 시장 질서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면서 인류 생활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온 것을 체험했다.
피쳐폰(Feature Phone) 시절에도 통화나 문자메시지 송수신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지만, 아이폰은 사용자의 입맛대로 애플리케이션을 깔 수 있도록 함으로써 휴대폰을 만능 도구로 탈바꿈 시켜놓은 것이다.
이전까지 휴대폰의 내부 소프트웨어를 사용자가 임의로 깔고 지우는 것은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불법에 가까운 행위였다. 아이폰은 결국 기존 피쳐폰 시장을 파괴해버렸고,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 가치를 창출해내기에 이른다.
이처럼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라 일컫는다.
시장의 선택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곧 ‘대세’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기술도 있기 마련이다.
스마트폰 이후 파괴적 기술의 바통을 이어받을 유력 후보군으로 SDN, 무선충전, 가시광통신이 부상하고 있다. 관련 기술들의 현황을 조명해보고, 각 기술의 기존 산업 파괴력에 별점을 매겨봤다.

□ SDN(파괴력: ★★★★★)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폭증하는 트래픽의 홍수는 기존 네트워크가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네트워크를 확장해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네트워크 설계에서부터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일게 됐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Software Defined Network)는 하드웨어(HW) 중심의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이다.
전달과 제어 기능이 통합된 기존 네트워크 장비에서 제어 기능을 따로 분리해 컨트롤러에 통합 배치하고, 오픈플로우(OpenFlow)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의 동작을 중앙집중형으로 관리하는 개념이다.
네트워크의 SW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변화무쌍한 트래픽에 맞게 네트워크 자원을 자동으로 할당,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 기술 등을 적용하면 네트워크 자원 활용도를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구글은 이미 SDN 기반의 ‘G-스케일’ 아키텍처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SDN은 또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함으로써 사용자 맞춤형 네트워크의 구성을 가능케 한다.
오늘날 산업 전반에 인터넷이 적용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각 산업이 요구하는 네트워크에는 저마다의 특성이 있다.
예로, 증권거래는 신속성이 생명이고, 의료계는 방대한 환자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 숙제다. 기기 제어 및 멀티미디어 처리가 필요한 홈네트워크는 특히 서비스 품질(QoS: Quality of Service)의 요구사항이 높다.
기존 네트워크가 각 분야의 특성에 상관없이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에 일방적으로 종속돼 사용됐다면, SDN은 이를 사용자가 주도하는 환경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SDN의 파급력은 스마트폰에 비유된다. 통화나 문자메시지 말고 휴대폰으로 뭘 더 할 것이 있을까 하는 고정관념은 보기 좋게 깨졌다.
SDN 역시 네트워크 산업의 개방형 생태계를 열면서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작년 6월 전세계 SDN 시장 전망치를 2013년 약 1억6800만 달러, 2016년 19억5400만 달러로 발표했다.
이 예측치는 같은 해 12월 각각 약 2배 증가한 3억6000만 달러, 37억 달러로 수정된 바 있다. SDN의 무서운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무선 충전(파괴력: ★★★☆☆)
충전기는 가정에 공급되는 전압을 해당 기기에 맞게 낮은 전압으로 바꿔주는 변압기의 역할을 하는데, 1차 코일과 2차 코일이 감긴 수의 비로 전압을 얻는다.
무선 충전은 이 1차 코일과 2차 코일을 물리적으로 이격 시켜 놓은 원리를 이용한다.
이는 크게 자기유도(magnetic induction) 방식과 자기공진(magnetic resonance) 방식으로 구현된다.
올해 본격적으로 무선 충전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기기의 출시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무선 충전기술이 파괴할 시장은 역시 충전기 산업이 될 것이 유력하지만 파괴에 의한 시장 축소보다는 신규 수요의 창출이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충전케이블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에 소요되는 자원을 절약할 수 있음은 물론, 가정 및 사무실 등 비교적 머무는 시간이 긴 곳에 무선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면 실질적으로 배터리 소비에 대한 부담없이 자유롭게 모바일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원, 버스정류장, 지하철역사 등지에서 공공 서비스로서 제공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무선 충전의 원리를 단말기가 아닌 차량으로 확장하면 파급력은 더욱 커진다.
배터리 기반의 일반 승용차량은 전력용량의 한계 때문에 아직 기술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정해진 궤도를 운행하는 열차의 경우 상용 기술이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KAIST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2월, 충북 오송 한국철도시설공단 오송기지에서 무선급전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도로에 전기선을 매설해 자기장을 발생시킨 뒤, 차량에서 이 자기력을 무선으로 공급받아 전기로 변환시켜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원리다.
충전소에 들러 충전할 필요없이 달리면서도 실시간 충전할 수 있어 대형 배터리를 장착할 필요가 없고, 무게도 가볍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을 오는 5월 노면 전차인 무가선트램에 시험 적용될 계획이다.
철도에 적용할 경우, 열차가 접촉하지 않고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급전장치의 마모가 적을 뿐만 아니라 전신주 등 전차선 설비가 필요없고 터널 단면적도 줄일 수 있어 건설비용을 낮출 수 있다.
철도연 측은 철도 시스템뿐만 아니라 대전력이 필요한 항만과 공항하역장비 등 물류이송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가시광통신(파괴력: ★★★★☆)
가시광통신(VLC: Visible Light Communication)은 380nm~780nm의 가시광 파장을 이용한 통신기술이다.
빛의 꺼짐과 켜짐을 온오프(On/Off) 신호로 인식해 정보를 전달한다.
가시광통신의 파괴적 요소는 추가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유선통신의 경우, 전기를 매체로 하기 때문에 케이블이라는 정보전달 통로가 필요하다. 무선통신 역시 주파수(RF)라는 한정된 자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주파수 할당 문제를 겪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가시광통신은 사람의 눈이 초당 100회 이상 빛의 깜빡임을 계속 켜진 것으로 인식하는 특성을 바탕으로 조명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는 기존의 광원보다 효율이 뛰어나고 수명이 길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조명이기 때문에 IT기술의 융합이 수월하다.
국내에선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LED 조명 ‘1530’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15년까지 국내 조명의 30%를 LED 조명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이로써 약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전력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ED 시장의 성장은 가시광통신 시대의 개막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나 전광판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송형 통신, 교통신호나 자동차 램프에 적용하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통신, 태그(Tag) 응용 등 다양한 분야의 적용이 가능하다.
국내외 산·학·연 단체들은 의미있는 기술성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한국광기술원(KOPTI)은 2005년부터 백색 LED를 이용한 광통신 기술과제를 수행해왔다.
2007년 중반부터 LED 가로등 및 가시광통신과 융합한 지능형 가로등에 대한 연구, LED 감성 조명 제어 및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내외 LED 조명을 이용한 근거리 랜(LAN) 분야 가시광통신기술, Peer-to-Peer 근거리 통신기술 등을 진행하면서 가시광통신을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했다.
미국의 펜실베니아주립 대학은 홈네트워크 상에서 가정 내 데이터 및 음성,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가시광통신 시스템을 통해 1Gbps에 이르는 고속데이터 전송이 가능함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적외선을 이용해 1Gbps 전송이 가능한 광 네트워크 개발에도 성공했다.
일본의 NEC는 조명용 LED와 교통신호 등을 이용해 상품 정보, 음식점 메뉴 정보, 보행자 위치 인식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전달하는 방안 등을 개발 중이다.
가시광통신은 산업의 잠재력 대비 연구개발 수준이 아직 상용화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표준화도 초기 단계인 만큼 국가 간 기술격차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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