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미국 테러를 계기로 전산재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범국가적으로 전산재해의 효율적 대응을 위한 구심이 없었습니다”
30년 8개월의 공무원생활을 마감하고 한국ITC기술원 원장으로 새 옷을 갈아입게 될 최세하 정보통신부 서기관은 이제 민간분야에서 전산재해 예방을 위해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정통부 역사상 현직 공무원이 민간단체를 구성해 초대 원장으로 자리하게 된 것은 최초의 일.
그만큼 전산재해 대응분야에 대한 최 서기관의 의지가 강하고, 능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이다.
전산재해는 국가나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로 중요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에대한 인식부족과 무관심으로 매우 취약한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 미국은 금융업 83%, 국가기관 50%, 제조업 42% 등 평균 50%의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한 반면, 국내는 금융업 23%, 일부 기관 및 대기업만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을 뿐이다.
최 서기관은 “미국, 일본 등 전산재해를 경험한 국가에서는 전산재해대책 의무화 조치 등 다양한 정책으로 재해복구 시장이 활성화 돼 있다”며 “한국ITC 기술원이 국가적인 전산재해 대책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의지와 함께 최 서기관의 능력을 대변해주는 일들은 지난 기간 그의 발자취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 71년에 체신부 서울전파감시국 기술과 9급으로 정부에 몸담고, 91년에는 체신부 전파관리국 정보통신기술과 5급으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 기술정책과 4급으로 일해왔다.
또 지난 99년에는 청주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동양공업전문대학 정보통신학과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강원대학에 전기전자통신학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최 서기관의 저서 만해도 ‘전기통신기자재 형식승인제도’‘전자교환 공학’‘알기 쉬운 접지기술실무’‘국제경쟁력과 정보통신표준’등 6권에 이르고 다수의 논문이 국내 유수의 학회지 등에 소개될 정도로 학구파 공무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 서기관은 자신의 능력을 그간 몸담았던 정부의 도움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중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IT(정보기술)산업의 현장에서 이를 몸으로 체득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혜택이었다는 것.
IT산업에 대한 제도 등 모든 것이 불비했던 70년대를 지나 IT인프라를 막 구축하려했던 80년대, 정보화라는 개념조차 없어 혼란했던 90년대를 지나오면서 정부의 IT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던 과정 등이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가질 수 있었던 큰 혜택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그의 공로를 인정해 국무총리표창, 체신부 표창 등 많은 상을 수여했다.
최 서기관은 정부에서 받은 이런 혜택을 지난해말 설립한 한국ITC기술원을 통해 다시 정부와 국민에게 돌리려 한다.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국가 백업센터 구축을 위한 ISP(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 수립 및 추진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전산재해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공공기관이나 업체에서 재해복구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 나가도록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최 서기관의 발걸음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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