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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 사각지대 이면도로, 제한속도 낮추면 해결될까
교통안전 사각지대 이면도로, 제한속도 낮추면 해결될까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3.08.16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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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아이티에스뱅크 대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길을 걷다 차에 치여 숨진 12살 이하 어린이는 무려 332명. 이 가운데 86%가 폭 13미터 미만 편도 2차로 이하 이면도로에서 발생했다는 통계가 있다.

이면도로에서 많은 아이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차량의 과속으로 인한 사고다. 유독 왜 이면도로에서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일까. 이면도로 환경이 과속주행하기에 좋은 환경이라서? 이에 동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면도로는 일반도로와 다른 점이 많다. 일단 신호등 설치가 불가한 환경이라 신호등이 없고, 차선 역시 그을 수 없다. 통행의 우선권이 어느 쪽에 있느냐도 애매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 및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는 주차 차량, 적재물 등으로 시거환경이 열악하다. 보행약자 중심의 이동공간이기 때문에 유사시 운전자의 임기응변에 의존해야 하는 경향이 크다.

이처럼 이면도로가 지니는 많은 특징 중에서도 교통사고를 조장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불량한 시거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가 높은 담장 사이 차량과 엉켜붙은 불법주차 차량, 곡예 하듯 이리 저리 피해 주행하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보행자 그리고 시끄러운 소음 등. 이 모든 것들이 이면도로를 이용하는 모두에게 안전운전의 기본 요소인 가시적인 시야 확보에 장애를 일으키는 중차대한 요인들이다.
일반적으로 도로를 설계할 때 설계속도는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가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시거환경에 기준하여 정해진다. 하지만 이면도로는 형태, 기하구조, 주택배치, 통과차량 종류, 운전자 특성, 보·차공간의 미구분으로 인해 시거를 논한다는 사실 자체가 사치스러울 정도로 아주 혼잡하다. 그야말로 도로교통의 이동 객체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모든 행태를 볼 수 있는 혼돈의 카오스 지대인 것이다.

운전자나 보행자나 서로가 사전에 볼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스스로 주행속도도 감속 제어할 것이고 보행자는 스스로 대비할 수 있어 안전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정작 과속의 원인제공은 보행과 차량운전 모두에게 열악한 시거환경으로부터 출발하는데, 이러한 이면도로 특성을 간과하고 모든 원인을 운전자의 과속 자체만으로 돌린다면 이면도로 교통안전의 정책은 혼선을 거듭할 것이고 애꿎은 교통약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뿐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제는 ‘맞춤형’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시 말해 시거도 확보하고 차량의 속도도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대책을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일례로 제주도 서귀포시나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이면도로 교통안전장치인 ‘교차점알림이’를 설치·운영하여 안전개선에 커다란 효과를 보고 있다.
‘교차점알림이’란 시거확보가 불량하고 신호등 설치가 곤란한 이면도로에 설치하여 차량 접근시 노면에 설치된 도로안전등에 적색 불빛이 지능적으로 점멸하여 경고하는 장치다.
“차량이 접근하면 빨간불이 들어옵니다.” 개념적으로 매우 단순하지만 신호등과는 달리 통행의 우선권을 강제하는 의미가 아닌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인가 접근하고 있으니 한번쯤 조심해서 진입하라는 선한 본능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종전의 획일적 차량중심 교통정보 제공을 보행자와 동시에 공유하는 개방형 상호존중 방식으로, 적색과 황색의 지능적 능동점멸 정보 제공을 통해 차량의 정지수와 속도감속을 유도하고 자발적인 양보를 이끌어 내어 궁극적으로 차량의 과속 방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사람이 이동시 가장 편안한 각도에서 전방주시를 극대화하는 기법이기 때문에 매립형 도로안전경고등을 통해 적절하게 정보를 제공하여 심리적 시거 확대를 확보할 수 있고, USN기술이 이면도로 교통안전분야에 상용화된 눈높이 장치로 맞춤형 교통안전에 적합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과속도 수차례 언론보도를 통해 단속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는 이를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행약자인 어린이와 차량중심의 운전자 입장이 동일공간에 대한 상반된 입장차로 인해 상호 존중하는 절충점이 부족하여 운영자 입장에서는 정작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로, 운전자, 보행자 모두 상호존중의 공통분모를 공유할 수 있는 법, 제도 그리고 IT기술이 맞춤형으로 현장에 도입될 때 우리가 고민하는 당면 문제를 풀어가는 창조적 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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