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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꽃섬"
영화읽기 - "꽃섬"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12.01 09:38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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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인이 그리는 '사랑과 슬픔의 여로'

저예산 독립 영화계에 일대 돌풍을 일으켰던 6mm 디지털 카메라가 단순한 저예산 영화의 상징에서 벗어나 새롭고 탁월한 영상미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24일 개봉한 영화 <꽃섬>은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배우들을 오래 관찰하고 기다리면 연기가 절정에 다다른 순간을 포착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송일권 감독의 장편 데뷔작.

신설 베니스영화제의 공식 경쟁 부문인 `현재의 영화'에 진출한 이후 세계 영화제에서 잇단 초청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얼마전 폐막한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할 만큼 그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최고의 호평을 얻고 있다.

<꽃섬>은 저마다 상처를 지닌 10대, 20대, 30대의 세 명의 여자가 우연히 만나 `꽃섬'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영화.

자신의 아이를 화장실에서 낳아 유기한 10대 소녀 혜나와 설암에 걸려 혀를 잘라내 소리를 잃어버린 20대 뮤지컬 스타 유진, 딸이 원하는 피아노를 사주기 위해 몸을 판 노인이 복상사한 뒤 남편에게도 외면당한 30대 주부 옥남이 함께 슬픔을 잊게 해 준다는 섬인 '꽃섬'을 찾아 떠난다. 그런 곳이 현실에 존재할 리 만무할 리가 만무하지만 이들 세사람에겐 그것이 너무나 간절한 소망이다. 그러나 꽃섬을 찾아 떠나는 길에 혜나는 자신이 그토록 찾던 어머니가 이미 사망했다는 소식만을 덤으로 얻었을 뿐이다. 함께 험난한 여정을 헤쳐나가며 서로에게 더욱더 애틋해 질 수밖에 없는 이들 세 사람에게 '꽃섬'은 이미 환상이고 이상향에 불과하면서도 가장 가까이 있는 무언가가 돼 가고 있다. <꽃섬>은 이미 세 사람에게 슬픔을 '초월'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된<꽃섬>은 "어떻게 디지털 카메라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감탄을 자아낸다.

영화에 사용된 카메라는 소니 DSR500. 디지털 카메라 세대를 이용해 100% '들고찍기'로 연출했다.

그러나 송 감독은 "어떤 카메라를 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찍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배우들과 오랫동안 함께 지냄으로써 배우가 '연기'가 아닌 '실재'로 그 인물이 되는 순간을 포착해 낸다는 것.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를 위해서 촬영을 위한 배경 그림도 없애고 조명까지 최소화하는 전략을 동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꽃섬>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영화에서 흔히 보여지는 흔히 발견되는 흔들림이나 거친 입자 등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또 배울들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줄곧 배우들의 세심한 표정 변화를 하나 하나 잡아낸 클로즈-업 기법과 혜나의 어깨에 솟아나는 날개, 옥남의 남편이 1인 2역을 맡아 밴드 활동을 하는 게이로 등장하는 장면, 천사의 친구라는 여인 등의 설정이 어우러져서 이 영화의 동화적인 영상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지친 영혼을 위로해 줄만한 줄거리와 아름다운 영상 못지 않게 <꽃섬>에서 돋보이는 것은 이 영화의 삽입 음악. 작곡가 노영심이 작곡한 배경 음악은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 촬영 기법과는 달리 순수한 현악기만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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