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6:55 (목)
[SNS의 어제와 오늘] 인맥·인맥·인맥…이제 혼자 있고 싶다
[SNS의 어제와 오늘] 인맥·인맥·인맥…이제 혼자 있고 싶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3.12.02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계 재편·폐쇄형SNS 부상

2006년, 140자까지만 올릴 수 있는 트위터 서비스가 처음 시작됐을 때, 그것이 현대사회에 미칠 거대한 변화를 예측한 사람은 몇이나 있었을까.

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 서비스는 오히려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는 현대인의 입맛과 더불어, 장문의 글쓰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며 인터넷 시대 거대한 소통의 창구로 진화했다.

스마트폰의 확산은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 PC에 앉을 필요없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 가능해지자 사람들은 거의 습관적으로 ‘멘션(mension)’을 올리기 시작했다. 개인의 소소한 일상이 곧 거대한 정보로 뭉쳐지는 수준에까지 도달,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내기도 했다.

트위터를 위시한 페이스북, 미투데이, 모바일 기반의 카카오톡 등 새로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이 나오면서 SNS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 대안 미디어 급부상 = 언론을 통해서만 전달되던 연예인이나, 정치인, 기업들의 발언, 공지들이 여과없이 SNS를 통해 전해지면서 SNS은 기존 뉴스, 신문, 라디오 등을 대체할 새로운 미디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장점거투쟁이 꼽히는데, 뉴스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점거농성이 트위터를 통해 전달되자 수 천개의 리트윗이 급속도로 퍼지는 등 기존 미디어 보다 훨씬 빠른 소통력과 파괴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도주 중인 범죄자, 실종 아동 및 노약자를 SNS를 통한 제보를 통해 찾기도 했다는 등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 인맥의 함정 = 여과없이 누구나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SNS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소통되는 정보의 진위를 파악할 겨를도 없이 퍼져나가는 것이 여러 가지 사회적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2011년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의료비·수도요금이 폭등한다”는 루머가 퍼져 정부가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소셜분석업체 그루터가 당시 1만1939건의 한국어 트윗을 분석한 결과, 수도요금의 경우 단 10명이 쓴 글이 1314회, 의료비는 10명이 작성한 글이 2127회 재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의 농담으로 2시간여 동안 전세계 트위터에 배우 로완 앳킨슨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유명하다.

SNS의 영향력이 커지자 개인이 관계를 맺고 있는 팔로워, 친구 등의 수가 하나의 권력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심지어 많은 팔로워를 맺은 계정을 돈으로 사고파는 등의 사례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SNS은 매우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각종 광고, PR이 SNS를 통해 전달됐다.

결국, 너무 많은, 원치 않는 정보는 사용자 개인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사용자가 피로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SNS 사용자의 탈퇴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SNS 업계 재편…사용자 심리 반영 = 그동안 수많은 SNS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결국 트위터, 페이스북을 제외한 여타 서비스들은 사업을 접는 분위기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운영하는 SNS ‘미투데이’ 조차 내년 종료를 발표했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의 SNS ‘요즘’도 지난 8월 종료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C로그’ 역시 이용실적 저조로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고, KTH의 위치기반 SNS ‘아임iN’ 및 사진기반 SNS ‘푸딩2’도 사업을 포기했다.

폐쇄형 SNS 시장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국내 첫 폐쇄형 SNS를 시작한 네이버의 ‘밴드’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200만, 9개월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지난 8월에는 월간 앱 구동수에서 15억 회를 넘어섰다.

클라우드 서비스 ‘N드라이브’를 연동해 파일 공유까지 가능해지자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과제나 업무 수행에도 크게 활용되는 모습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8월 출시한 ‘데이비’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50명으로 한정, 방대한 게시물을 하루 단위 1장의 페이지로 구성해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VCNC의 ‘비트윈’은 둘이서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커플 전용 SNS로, 커플끼리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모바일 공간으로 연인을 위한 빠른 채팅, 사진 앨범, 쪽지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 최대 사용자를 확보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폐쇄형 SNS ‘카카오 그룹’은 카카오톡의 그룹채팅방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채팅방과 그룹을 넘나들며 다양한 환경에 따라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SNS 시장이 오픈형에서 폐쇄형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사용자들의 심리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보다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느낄 수 있는 상대적 ‘고립감’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주는 것으로 보인다.

광고 등 원치 않는 정보를 받아들일 필요도 없고, 개인 사생활 보호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는 점에서 한동안 SNS 시장은 폐쇄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3-28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