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정확성 검증·경제성 제고 ‘숙제’
u헬스의 활성화가 단순히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의료 서비스는 의사라는 서비스 공급자와 환자라는 수요자가 존재하지만 진료 행위 자체의 높은 전문성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극단적인 ‘정보 비대칭성’을 보이는 특성을 보인다.
수요자는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더 나은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자신이 받고 있는 의료서비스가 타당한 것인지,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적절한 것인지 검증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u헬스의 활성화는 이러한 정보 비대칭성을 상당부분 완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공급자가 다변화 되면서 환자가 취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진다. 이는 곧 비교대상이 생긴다는 의미이고 환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진료결과에 대한 신뢰성, 타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
의료 정보를 얻기까지의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환자 당사자에게 좋은 음식이나 운동 방법 등 의학책에서도 찾을 수 있는 내용은 굳이 의사를 통할 필요가 없는 정보다.
질병 혹은 증상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적절한 음식과 운동을 추천해주는 것은 이미 모바일 앱으로도 어렵지 않게 구현되고 있는 기능이다.
u헬스의 가장 큰 이점은 의료 행위의 궁극적 목표인 ‘예방’이라는 패러다임을 실현할 가장 좋은 도구라는 점이다.
아픈 후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닌, 아프기 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료행위에 항상 수동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환자를 능동적인 주체로 격상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어찌됐든 u헬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어 보인다. 문제는 그것이 과연 언제, 얼마나 활성화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업계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개최한 ‘원격의료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토론회에는 이러한 의식이 그대로 반영됐다. 의학계 관계자, u헬스 관계자 모두 공통된 기조를 보였다.
유진목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은 국민 편의성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원격의료로 인해 의료 양극화가 진행된다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붕괴가 초래될 것이고 이로 인해 동네의원의 접근성이 오히려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이사는 “원격진료는 투자 비용대비 효과성을 따져본다면 투자자의 경제성을 획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홍진 한국u헬스협회 정책전문위원은 “국내 u헬스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원격진료의 꽃인 만성질환 관리도 국내 실정에선 진료수가 등을 이유로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