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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위버, 국산장비 통신망 구축…‘자주국방’ 실현해야
코위버, 국산장비 통신망 구축…‘자주국방’ 실현해야
  • 박현일 기자
  • 승인 2014.01.17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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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속도보다 신뢰성 우선 시 필요
기술력으로 승부…동종업계서 두각
국산장비 보호위한 ‘쿼터제’ 바람직
▲ 황인환 대표이사. 한양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대영전자공업(현 휴니드테크놀러지스), 삼성전자, 세보텔리컴 등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발전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성입니다. 국가의 중추신경인 통신망은 속도보다 신뢰성과 안정성을 우선 시 해야 합니다.

통신장비의 국산화야 말로 국가통신망의 신뢰성을 높여 통신산업의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업 경영의 선두에 선 황인환 코위버(주) 대표이사는 회사 창립당시부터 국내 통신망을 국산장비로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IMF를 기점으로 국내시장이 해외에 개방되면서 수많은 외산통신장비가 밀려 들어왔다. 중소통신 장비업체는 물론 대기업조차도 통신장비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축소했다.

황 대표는 국내 대부분의 통신망이 외산장비로 구축되는 것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자신과 같이 삼성전자 출신의 엔지니어와 함께 광전송 통신장비업계 진출을 목표로 철저한 준비에 나선다.

황 대표는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같은 업종에 뛰어 드는 것을 봤지만, 성공이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다”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철저한 준비라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1997년부터 3년여의 준비를 거쳐 지난 2000년 광전송장비 전문기업인 코위버를 설립했다.

황 대표는 고속성장보다 안정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분야에서 안정적 경영기반 구축이 선행돼야 지속적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회사 초창기에도 기간망 통신에 쓰이는 대형장비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더욱 안정적 기술역량이 확보돼야 한다고 판단해 기지국 간, 기지국과 백본망 간 통신장비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코위버는 국내 광전송장비 업체 중 가장 많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국내 MSPP(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장비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특히 2010년부터 PTN(패킷 트렌스포트 네트워크) 기술의 대·중·소형 캐리어이더넷 장비 개발을 시작해 2013년부터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U+) 등 통신사업자에 BMT 추진 및 장치의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캐리어이더넷은 기존 MSPP 장비와 달리 물리적 회선의 변화 없이도 소프트웨어로 대역폭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활용하면 통신사업자가 통신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007년부터 백본망이나 국가망에 쓰이는 대형장비인 ROADM(재설정식 광 분기·결합 다중화) 장비를 개발 및 상용화해 KT와 LGU+에 공급하고 있다.

황 대표는 코위버의 장점을 기술력이라고 말한다.

코위버는 120명의 임직원 중 50여명을 연구개발 업무에 투입해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ETRI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국산 통신장비기술 개발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패킷광 통합스위치(POINTS)’ 과제를 함께 추진했으며,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테라급 ‘광회선패킷 통합스위칭시스템(OCES)’ 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탁월한 기술력을 발판으로 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코위버는 2012년 470억 원, 2013년 6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000억 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황 대표는 국내 통신장비 업계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외산장비로 구축된 통신망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통신장비를 단순히 하드웨어로 봐서는 안 됩니다. 100% 기술을 공개하지 않은 외산장비로 인해 국가통신망에 해킹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의 원인조차 규명하기 힘들며, 이로 인한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황 대표는 외산통신장비로부터 국내 업계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내 장비업체가 살 수 있도록 국산 장비쿼터제를 도입한다면, 국내 업체들이 세계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서 “지금과 같이 아무런 제도적 보호 없이 외산 장비 업체와 경쟁하다가는 업계의 존망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가 강조하는 것처럼 주요 국가에서는 자국의 통신장비업계를 보호·육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은 지난 2010년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네트워크장비 구매 불가를 선언했으며, 인도의 경우 공공기관의 외산 네트워크·컴퓨팅장비에 대한 수입쿼터제(70% 이하)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같은 장비업계 보호를 위한 국가차원의 제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국산 통신장비 업계에서 외길을 걸어온 황 대표는 같은 엔지니어들이 동종업계의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업종을 변경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황 대표는 “아이폰의 등장은 통신시장에 큰 혁명을 일으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종류의 휴대폰을 개발해오던 수많은 업체들을 도산으로 내몰았다”면서 “급변하는 기술들로 인해 업계에 종사하던 많은 엔지니어들의 자신의 기술력을 펼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기술을 10%만이라도 쓸 수 있는 분야에서 기술력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시점이 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망 엔지니어들이 기술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업을 이어가지 위해 그동안 연마한 기술을 포기해 버린다면 이는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덧붙여 “유능한 엔지니어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단순한 개인문제로 치부하기 보단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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