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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구직자들에게 요구되는 취업요건
(신충우 칼럼) 구직자들에게 요구되는 취업요건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10.27 09:53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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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통쾌한 소식이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병현(22·애리조나 다아아몬드백스)이 소속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다. 골프선수 박세리(24)가 조국이 IMF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LPGA에 진출, 연승 가도를 달려 희망을 선사했듯이 김병현도 불황을 겪고 있는 조국에 기쁨을 안겨주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운동이든 그림이든 컴퓨터든 무엇이든지 하나만 잘하면 된다. 공부를 잘해야 출세한다는 말은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대학가가 비상이라한다. 취업정보업체들에 따르면 현재 대졸 취업 희망자는 줄잡아 45만명선. 내년 2월 졸업예정자 17만명에 대졸 취업재수생 28만명을 더한 수치다. 그러나 기업들의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6만명 정도다. 하반기는 더 문제다. 최근 인력전문회사 리쿠르트 정보통신은 "올 하반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여명보다 20∼30% 정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상장기업 10곳중 1곳 정도가 채용계획을 밝힌 상태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내가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기업 경영자들은 이러 저러한 특정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찾으려고 하면 없다고 한다. 취업 희망자는 많은데 쓸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취업을 하려면 우선 2가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하나는 취업 희망자가 가지고 있는 실력과 그 실력을 써줄 사람이 요구하는 자질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자질이나 실력은 바깥에 있지 않고 구직자의 내면 깊은 곳에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간단해 보이는 두가지를 실제로 수행하려면 사고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구직자들은 토익 점수가 높고 자격증이 몇 개 있고 상식 참고서를 외우면 좋은 회사에 취직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업 운영자들은 테크닉이나 점수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나 도전 정신 같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은 전문가 양성이라는 전제하에 학과별로 쪼개여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 왔다. 그러나 사회는 대학 졸업생들이 갖고 전공지식을 상식 정도로 치부한다. 전공 분야에 취직해서 근무하고 있는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대학 때 배운 것이 현재 일하는 데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전문학교 출신들이 학부보다 기업에서 선호된다.
우리의 대학 문화는 자신의 장래 삶에 대해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을 지는 능력을 키워주지는 못한다. 사회 선배들은 신입 직원을 보면서 문제가 주어지면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정답을 찾으려고 하고 기획서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도 청소나 커피 타는 일을 시키면 못하겠다고 버틴다며 한심스러워 한다.
취업 지망생들은 고민과 불안으로 날밤을 지새는데 그것보다 더 딱한 일은 몇 년씩 상식책을 붙들고 앉아 날밤을 지새면서도 자기가 지망하는 분야에서 어떤 사람을 요구하는 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
좋은 직장에 빨리 취직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인 사람들에게 이두엽(문화전략21 부사장)은 쫀쫀한 것을 따지기보다 자기 이미지를 당당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가라고 말한다.
박성주(파워비전 대표)는 역설적이다. 먹고 사는 데 집착해서는 정말로 잘 먹고 살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TV분야에서는 창의성이 직업적 생명인데 그런 추상적 능력은 먹고 사는 데 집착해서는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 때 학점을 C, D로 깔았을 게 분명한 유인택(기획시대 대표)은 운동하다 잡혀간 감옥에서 많은 책을 읽었다. 그때 읽은 책들이 연극, 문화운동, 영화 제작 등의 사회활동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송덕호(39쇼핑 전무)는 사회에서 진짜로 필요한 것은 문제 해결능력이나 인간과 삶을 조망하는 지혜인데 불필요한 지적 능력만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창시절 공부못하던 사람이 사회나와 돈벌고 출세, 대접받는 것은 바로 여기에 그 원인이 있다.
조안 리(스타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이제는 외워서 쓰는 지식의 시대, 아는척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두들겨서 찾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찾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어디에 있는 지를 아는 것, 그 정보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 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대규모 공채제도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특정기업이나 부서가 요구하는 특정인재를 상시적으로 채용하는 경향이다. 채용방식이 맞춤형으로 전환되고 있으므로 구직자들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보수가 적든 작은 회사든 간에 자기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또한 문제 해결능력이나 도전정신이 없는 사람은 취업을 해도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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