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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IT강국 인도가 주는 교훈
<신충우 칼럼> IT강국 인도가 주는 교훈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09.22 09:46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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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던 인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계가 불황을 겪고 있지만 인도만은 건재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인도의 IT산업이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며 "미국에는 어둠이 깔리고 있으나 인도에는 햇살이 비치고 있다."고 표현했다.
최근 인도 소프트웨어산업협회(NASSCOM)가 발표한 2001회계연도 1분기(4∼6월)실적은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 이 기간 중 소프트웨어 수출이 860억루피(18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52%나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의 증가율(65%)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IT업계가 심각한 불황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대단한 실적이다.
인도의 3대 소프트웨어업체 중 하나인 인포시스 테크놀로지는 지난 4∼6월 순익이 전년보다 49%나 증가했다. 위프로·사티암·타타 등 다른 경쟁업체들의 이익도 30% 가량 늘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올 회계연도(올 4월∼내년 3월)의 수출실적은 지난해보다 45% 늘어난 4,000억루피(8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량의 60%가량을 미국에 수출하는 인도 IT산업이 미국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비결은 무엇인가. 미국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관련 제품을 발주할 때 가격이 가장 저렴한 인도 업체들에 맡기기 때문이다.
인도 회사들은 한달에 500달러만 주면 최고급 IT인력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양질의 제품을 구미 회사들보다 40% 가량 싸게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싼 가격이 전부는 아니다. 기술력 또한 인도의 IT산업을 말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인도의 MIT'로 불리는 인도공과대학(IIT)·인도과학원(IIS) 등에서 배출된 고급 인력들이 즐비하다. 현재 인도의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자는 25만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미국 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부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등급 SEI-CMM의 최고 단계인 '레벨 5'를 획득한 전세계 기업 23개 중 15개가 인도의 방갈로르에 몰려 있다.
아울러 인도 소프트웨어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20%에 달하고 있으며 경제잡지 포천이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중 135개가 인도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영어구사 능력도 인도가 IT강국으로 부상한 이유중의 하나다.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얻은 영어가 신경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나라의 모국어는 힌두어.
또한 인도는 미국과 서방의 중요한 디지털 파트너로 신경제를 움직이는 지식 노동자와 지적자본의 핵심 공급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외국인 하이테크 기술자들에게 발급한 H1-B 비자의 절반은 인도인들이 받았다. 지난 20년간 미국은 50만명의 인도 고급 기술인력을 유치했다.
관련업계 추산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신설기업중 4분의 1은 인도계나 중국계다. 미국에서 인도인들이 창업했거나 대표로 있는 기업들의 총 시장자본 가치는 5,000억달러를 상회한다. 여기에는 썬 마이크로시스템과 시러스 로직, 핫메일, 사이캐모 네트워크와 같은 유명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휴렛팩커드, 시스코와 같은 대형 미국기업들은 종업원의 10%에 달하는 기술인력을 미국 내에서 인도인으로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법을 개정, 더 많은 기술인력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이 기업들은 인도로 사업장을 옮기고 있다.
반면 인도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IT 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저소득층의 낮은 구매력으로 자체 IT 시장은 활기를 띠지 못해왔다. 그러나 90년 후반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인터넷 인구가 최근 4년간 200배 이상, PC 보유자도 3배나 팽창하는 등 하드웨어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억을 넘는 인구 가운데 3억∼4억명에 달하는 중산층 이상이 거대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가 IT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싼 노동력, 축적된 고도의 소프트웨어 기술, 영어구사 능력과 서구적인 법치주의가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
인더스 문명과 불교의 발생지 인도의 IT는 우리와 대비된다. 우리는 지난 20년동안 하드웨어 중심으로 IT산업을 육성해온 반면 인도는 소프트웨어중심으로 고급인력을 양성해 왔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알맹이없는 빈 깡통만의 생산에 몰두해온 셈이다.
IT황제 빌게이츠 회장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설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10년간은 하드웨어가 IT산업을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소프트웨어가 IT산업의 견인차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무선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달로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데이터를 교환하고 이를 업무에 활용하는 컴퓨팅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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