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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의 만남)13일 코스닥등록 안철수 사장 - "연구소역량-가능성에 투자하길"
(CEO와의 만남)13일 코스닥등록 안철수 사장 - "연구소역량-가능성에 투자하길"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09.17 09:53
  • 호수 1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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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자금 440억 연구개발 해외진출에 사용
통합보안회사 구상은 환경변화 대응일 뿐...
"성공아닌 새로운 시작... 계속 앞으로 나갈터"

"안철수 연구소는 더 큰 발전을 위한 커다란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백신회사에서 통합보안회사로, 작은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비상장회사에서 상장회사로, 국내기업에서 글로벌기업으로 변화하려는 것입니다."
최근 출간한 저서 '영혼이 있는 승부'(김영사 간)의 머리말에서 안철수사장이 밝힌 내용이다.
안철수하면 '컴퓨터 바이러스'를 떠올린다. 기자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년전. 의학도가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한다고 해 호기심에서 만났다. 그 당시 사당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 데 거실에 PC를 설치해 놓고 혼자서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었다. "의학도가 왠 컴퓨터 바이러스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그냥 좋아서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장난이 아니었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곧바로 백신을 만들어 공급했다. 그것도 공짜로. 이에 정보산업의 발전적인 측면에서 올해의 인물상(한국컴퓨터기자 클럽)을 수여하기도 했다. 군복무중이라 아내와 어머니가 나와 대신 받았다.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날로 더해 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무명의 의학도가 이제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안철수하면 컴퓨터 바이러스로 통한다. 현재 2만 종에 가까운 바이러스 및 트로이목마, 인터넷 웜을 퇴치한다. 그가 이끄는 안철수 연구소가 코스닥에 지난 13일 등록했다. 8월 21∼22일 실시된 공모주 청약에서 1조5,000억원이 몰려 447.08대 1의 경쟁률을 보여 '황제주'로의 등극이 유력시 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V밸리 사무실에서 안철수(40)사장을 만났다.

- 코스닥에 등록해 소회가 남다를 것으로 본다.

"주가에 거품이 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현실을 과대포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공모로 들어온 자금(440억원)은 연구개발이나 해외 진출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 경기가 침체된 시점인데도 코스닥 등록전부터 초미의 관심을 보여 왔는데.

"코스닥 등록이 상대적으로 늦은 것은 사실이다. 등록이 늦은 것은 안연구소의 성장과정을 비교적 길게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에 욕심이 있거나 주가 상승이 목적이었다면 당연히 등록을 서둘렀어야 할 것이다. 아마 지난해에 등록했다면 1,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가라앉은 현 시점이 투자자들과 주식시장에 최대한 영향을 적게 주면서 코스닥에 등록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본다."

- 직원들에게 얼마나 혜택이 돌아가나.

"공모 주식의 20%가 직원에게 배분된다. 공모로 들어온 자금이 440억원 정도이니까 88억원 정도가 될 것 같다."

- 의학도로서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창업 동기가 있었나.

"군의관을 마친 뒤 복직 절차를 밟으면서 대학측에 실험기자재를 요청했었다. 그 때문인지 복직이 안 됐다. 10개월간 실업자로 지내면서 무엇보다 아내가 벌어온 돈으로 사는 게 견디기 어려웠다. 그래서 창업하게 됐다. 초반에는 어려워 사장으로서 월급 한푼 안 가져 갔다. 한번은 직원에게 줄 월급이 없어, 한 달만 참으라고 말할 수도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께 1,000만원을 빌려 월급을 줬다."

- 주식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철수연구소 주식은 장기 보유할수록 가치가 더 있을 것이다. 단타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식투자들은 안철수연구소의 역량과 가능성을 정확하게 판단, 투자해 주시기를 바란다."

- 통합보안회사로의 구상은.

"안철수연구소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경영을 표방해 왔다. 시장환경에 적극 대응한다는 의미이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와 환경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조인트벤처 설립이고 M&A이다. 서로의 역할이 충돌하지 않고 기업문화가 유사한 기업들과의 M&A를 통해 통합보안회사로의 면모를 가꾸어 갈 것이다. 기업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 고객들이 현재의 단품 판매 방식보다는 종합적인 보안 서비스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 통합 보안시장이 펼쳐진다면 안철수연구소는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만약 통합으로 가지 않고 현재처럼 단품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보안과 연관된 사업을 하나 더 확보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의 경영방식은 성장을 위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선발 보안업체도 이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 국내에는 많은 벤처기업들이 있다. 그들에게 어떤 주문을 하고 싶나.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만들어진 벤처기업들이 얼마나 내실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기업은 기본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 공급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요즘은 액면가의 몇 배로 투자를 유치했느냐, 혹은 상장을 했느냐 아니냐가 곧 성공의 잣대가 되어 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의욕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좋지만 치밀한 사업계획이 전제되어야 한다. 코스닥 등록이나 인터넷 공모로 투자 자금을 모아놓은 뒤, 그때서야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다. 인생이 그렇듯 기업 경영도 장기전이다. 근시안적 시각으로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 성공한 벤처CEO로 평가받고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성공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도달해야 할 지점이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심정이다. 내 성향이 CEO에 맞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단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고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다."

- 코스닥 등록에다 업계 최고의 위치에 섰으면 왠 만큼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이제 겨우 산 중턱쯤 온 것 같다. 많이 올라온 것 같은데 구름이 앞을 가려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올라간 게 정상일 수도 있지만 그걸 인식 못하고 계속 가고 싶다. 아마 가는 도중에 쓰러져 죽을지 모르지만…."

-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유념해야 하나.

"성공한 기업들은 모두 독특한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공통점은 기업 전직원이 한 가족 같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영자가 공개경영과 인간존중의 이념으로 경영에 임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권한의 하부 위임이 잘 되어 있어 상호 신뢰 속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분위기가 필수적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최선책이 안 될 때를 대비, 늘 차선책을 준비하고 있다. 차선책 없이 한 가지 아이템으로만 승부를 거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이다."

- 최근에 출간한 저서 '영혼이 있는 승부'에 대한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다. 교보문고 집계로 경영·경제부문 1위, 종합 2위를 보이고 있다."

- 무슨 내용을 담고 있나.

"지난 6년 간 CEO로서 살아왔던 이야기이다. 제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여과없이 담았다."

- 지금까지 개발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은 몇 종이나 있으며 개발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을 것으로 보는데.

"V3는 현재 2만 종에 가까운 바이러스 및 트로이목마, 인터넷 웜을 퇴치하는 바이러스이다. 의대 박사 논문 준비 중 백신 제작을 중단한 일이 있었다. 작업이 끝난 후 통신에 들어가 보니 별별 소문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에 대해 아무 변명 없이 백신 업데이트를 계속 하자 곧 수그러들었다. 지금도 간혹 근거 없는 소문이 들리는데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으로 믿고 있다."

-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처음 백신을 공개한 뒤로 바이러스가 나오면 모든 문의를 저에게 해 왔는데 당시 의과대 공부와 병행해야 했던 점이 힘들었다."

- 의사가 어떻게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게 됐는가.

"'브레인' 바이러스에 의해 필자의 컴퓨터가 감염이 되었을 때 컴퓨터 바이러스도 생물학적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컴퓨터 언어를 공부하고 있던 터라 백신을 개발하게 되었다."

- 7년 동안 백신프로그램을 무료로 보급했는데 보람도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

"박사과정시절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무료로 나누어주게 되었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 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기뻤다. 함께 사는 세상인 만큼 자기 위치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매우 보람 있는 삶이라 생각한다."

- 사업초기에 직원들 봉급을 못줄 정도로 어려웠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삼성SDS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사업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기관 투자자를 물색하던 중 당시 남궁 석 사장의 결정으로 성장 받침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안철수는 누구인가>

무명의 의학도서 컴바이러스 명의로...
이젠 능력있는 CEO 변신

88년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 "가장 능력있는 IT기업의 경영인"
안사장은 작년 말 자신의 개인주식 8만주(장외시가 60억원)를 직원 120명에게 공짜로 나눠줬다.
스톡옵션과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
그는 "같이 고생한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런 그는 자가용 운전사의 채용을 망설이고 있다.
물론 능력과는 무관하겠지만 전세에 살고 있다.
회사 매출액이 10억원이던 과거 시절, 한 외국업체로부터 100억원에 팔라는 제안을 받고서 거절했다.
또 벤처 붐이 불었을 때 코스닥 등록을 제안 받았으나 그는 못 들은 척했다.
오는 9월 그의 회사는 코스닥 등록을 하게 되지만 "투자에 필요한 이상의 너무 많은 돈이 들어오는 것은 회사 경영에 좋지 않다"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작년 한해 그의 회사는 매출 130억원에 순이익 33억원을 냈다.
얼마 전 그는 국내 정보 통신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로서 가장 능력이 뛰어난 인물 1위로 선정됐다.
95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숱한 상을 받았다.
매스컴에는 진부할 정도로 등장했다.
그의 말대로 "88년 대학원 시절 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을 개발한 뒤로 계속 나왔으니 오래 살아남은 것"이다.
세간의 명성이 여전히 그를 들뜨게 하지 못한 것도 흥미롭다.
그는 초등학교 때 진공관 라디오를 만들었고 중2때는 회로도를 보고 트랜지스터를 조립했다.
대학원에서 심장의 전기 신호를 분석하는 분야를 전공해 컴퓨터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미 소양이 갖춰진 덕분인지 짧은 기간에 컴퓨터 전문가가 됐다.
88년 그가 쓰던 디스켓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아예 그의 행로를 바꿨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것이다.
백신 프로그램은 7년간 개인 사용자에게는 무료 보급됐다.
그는 95년 한 벤처업체의 지원으로 바이러스 백신 회사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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