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후 세계 전문가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그동안 침체됐던 PC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며 그동안 어려움에 처해 있던 양사에 있어서도 PC 및 서버 시장에서 IBM과 썬 마이크로 시스템즈를 위협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주를 이뤘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PC 생산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뛰었고 관련업체들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다음날 예상과는 달리 PC생산업체들의 주가가 즉각 큰폭으로 떨어졌고 업체들의 반응도 경쟁력 없는 덩치큰 업체라는 입장으로 기울었다.
이런 반응은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공급과잉 해소가 그동안 침체됐던 PC 시장이 활력을 찾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즉 PC 시장 침체가 단순히 공급과잉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혁신적 제품의 출시 미비 등 근본적인 곳에 있다는 주장이다.
또 양사가 앞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겪게될 마찰이 악재가 될지 호재가 될지 불확실하다는 점과 미국내 반독점 문제에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한 몫을 담당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보면 다소 불안한 입장이다. HP와 컴팩이 국내 PC 시장에서 차지하던 비율이 20% 미만이어서 별다른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겉으로는 밝히고 있지만 HP가 올해 '파빌리온' 앞세워 데스크탑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컴팩의 노트북 또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만약 양사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경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지 뻔하다는데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HP와 컴팩의 합병은 전세계적으로 큰 사건이었지만 그 파장이 PC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양사의 합병이 침체됐던 PC 시장을 살리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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