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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업체 '활개', 국산제품 '주눅' "안방다 내줄판" 위기감...대책없어 한숨만
외국업체 '활개', 국산제품 '주눅' "안방다 내줄판" 위기감...대책없어 한숨만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08.25 09:22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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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네트워크장비시장 실태, 문제점, 향후과제>
*원천기술개발 소홀 문제...10년 앞 내다보는 혜안 키워라*

'광복적 기념식에서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와 역사왜곡 교과서를 비난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모습을 SONY 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국민들이 Panasonic TV를 통해 보고 있다'
이는 참 아이러니 한 설정이지만 어쩌면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현 실태를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즉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 세계 1위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자랑하고 있지만 실제 초고속인터넷을 실현해 주는 장비는 외국에게 다 넘겨준 우리의 현실을….
이에 대해 "과연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서 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 이기에 이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지" 하고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질적인 수치나 시장에서 직접 외국제품과 국내제품이 어떻게 관계자들에게 대접받는지를 보면 부끄러워 고개를 못들 형편이란 것을 쉽게 깨닫게 된다.
관련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 그것만큼 기업에 있어 장점은 없을 것이다. 특히 이는 시장이 점차 글로벌화 되면서 하나의 기술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장해 주는 것이라 한 국가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세계 각국에서는 서로 앞다퉈 신기술개발에 엄청난 인력과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이를 현실은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우터, 스위치시장

대형화추세 불구 중소형 시장 나눠먹기
광라우터 개발노력 격차 해소 주력해야

대표적인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는 기가비트 이상의 대용량 시장과 메가비트의 중소형 시장으로 나뉘어진다. 이중 대용량 시장은 시스코, 주니퍼가 이미 90%이상 장악한 상태고, 국내 업체들이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곳은 중소형 시장이다.
LG전자, 다산인터네트, 아이씨네트, 한아시스템, 콤텍시스템, 팍스콤, 쌍용정보통신, 라오넷, KDC정보통신 등 여러 업체에서 생산해내고 있지만 대부분 10/100Mbps 급의 소호용라우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들어 다산인터네트 등을 중심으로 중대형시장을 노크하고 있지만 이 시장 역시 기존 외국업체들이 바닥을 닦아 놓은 상태에서 국내업체들이 개발 완료, 제품을 출시하는 형태라 새로운 수요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반면 시스코, 주니퍼의 경우에는 기가비트, 10기가비트, 120기가비트, 540기가비트 등 초대용량 라우터를 개발, 출시한 상태고, 이미 외국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수입된 것이라 인터넷 백본용 시장을 차지하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최근 IPv6, 광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라우터의 성능도 테라비트급 광라우터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부분 역시 시스코, 주니퍼의 독주가 확실시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중심으로 2004년까지 광라우터 핵심부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이미 주니퍼가 올해 초 테라비트급 광라우터를 출시했고, 시스코도 곧 상용화할 계획이다.
따라서 급속히 늘어나는 인터넷 트래픽을 해결하고 이용자들에게 좀더 빠르고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려는 국내 ISP들이 이들 제품을 선택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 앞으로 대용량 라우터 시장 역시 이들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대용량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주도권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전광(全光)네트워크 시대를 열 광패킷라우터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빛에서 데이터를 바로 읽어낼 수 있는 광패킷 라우터의 상용화시기는 2010년 경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의 경우에는 대용량 라우터 개발에 주력하기 보다는 한단계 앞서 광라우터 개발에 힘을 쏟아 개발시기를 적어도 외국업체들 보다 늦어지지는 말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ETRI에서 초고속 광통신용 라우터가 개발되는 등 이 분야에서 성공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스위치 시장은 시스코, 노텔, 마르코니, 엔터라시스 등 외국업체들과 미디어링크, 삼성전자, 팍스콤, 다산인터네트, 한아시스템 등 국내업체 간 어느 정도 시장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이는 스위치의 경우 지난해까지 주로 100Mbps급 스위치가 꾸준히 주를 이룬 상태라 국내 업체들이 따라가기에 충분한 시간이 부여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스위치 시장 역시 최근 메트로 이더넷이 등장하면서 기가비트, 10기가비트 스위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제품들이 대부분 외국제품들이어서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광전송장비시장

시장급속 팽창 불구 국산제품 상용화 안돼
광모뎀 전송장비 개발 등 틈새공략 바람직

향후 인터넷은 광인터넷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광인터넷 관련 장비 시장도 매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광인터넷 장비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2006년경에는 관련 시장이 2,7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에도 2006년 3조원, 2010년 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정보통신부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관련 장비 중에도 단연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광전송장비 시장으로 2005년 57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국내 시장 역시 이 장비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그런데 광전송장비 시장에서의 국산화비율은 '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중심으로 광전송장비가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루슨트, 노텔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드림라인이 400G급 DWDM(Dense Wave Division Multiplexing : 고밀도 파장분할다중화)장비를 구축했고, 한국통신 역시 올해 안에 320G 급 DWDM 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들 장비 대부분 노텔, 루슨트, 에릭슨, 마르코니, 시스코, 시에나, ONI 등 외국업체것이다.
특히 노텔의 경우 국내에서 10G급 SONET/SDH, DWDM 장비를 중심으로 한 옵티컬 솔루션이 각 ISP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이분야 강자로 떠오른 상태다.
삼성, LG전자의 경우에는 155M, 622M 급 광전성장치와 2.5기가급 DWDM 장비를 개발, 출시하고 있는데 기간망에 사용되기에는 아직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많다. 상반기에 광전송장비 전문업체인 레텍 커뮤니케이션스가 국내 최초로 40채널의 100Gbps급 DWDM 장비 개발에 성공했지만 아직 영업 판로를 개척하지 못한 상태다.
광인터넷 장비의 확산이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국산제품의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는 형편이라 전문가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전송장비 개발뿐만 아니라 가입자단말과 광모뎀, 전송과 데이터를 한 장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장비군을 개발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점과 향후과제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 있어 국내 기술 개발 수준은 외국에 비해 3∼5년 정도 뒤져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기가비트 라우터, 스위치, 광전송장비 등 백본용 장비의 경우에는 시스코, 엔터라시스, 루슨트, 노텔, 에릭슨 등 세계 유수의 업체들의 기술력이 워낙 뛰어나 국내 업체들은 감히 개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 장비 시장은 외국업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연간 1조원 이상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시장에서 국내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시장규모가 4,600억원이었던 5년전 10% 수준을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 수준에 심한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는 기술들을 국내에서 따라가는 데는 여러 가지 무리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 첫 번째 원인으로 원천기술은 뒤로 하고 이미 외국에서 상업성을 인정받은 기술에 대해서만 개발을 집중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의 비뚤어진 개발의지를 들고 있다.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입장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이미 외국업체들이 시장을 석권한 상태에서 개발된 제품은 '쓸데없는 애국심'을 조장해 물건을 팔거나 정부에서 각종 수입규제 및 국산제품 보호조치를 할 수 있었던 WTO 가입이전의 시대가 아닌 무한경쟁 세계시장에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외국 제품이라면 무조건 좋다는 인식이 널리 만연돼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특히 이 문제는 최근 '역차별' 논란을 일으키며 네트워크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얼마전 외교통상부에서 여권발급망 구축을 위한 장비구매 입찰공고에서 'NMS 및 랜 케이블을 제외한 모든 납품장비는 동일제조사 제품이어야 한다'는 조건과 함께 '모든 장비는 EIGRP 프로토콜을 지원해야 한다는 추가조건을 명시, NI 업체들이 EIGRP 프로토콜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코 장비만을 갖고 입찰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는 물론 각 언론들은 "정부기관마저 국산제품을 무시하는 거냐", "이는 엄연한 역차별"이라며 강력하게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자본주의 자유시장 경제에서 입찰을 주도하는 사업자가 입찰조건을 어떻게 정의하든 무슨 상관이냐 만은 매년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기술의 국산화를 부르짖던 정부의 또 다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한 단면이라 관련자 모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비단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정부만이 아니라 국내 민간기업들 조차 네트워크 구축시 외국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 하다는 게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현 실태다.
관련업체에서는 예전에는 국내 기술력이 떨어져 관련 제품을 만들어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제품들이 속속 출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는 등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실수요자들의 외국제품 선호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실제로 이미 국내 기업의 네트워크 담당자들 사이에서 '라우터=시스코', '광전송장비=루슨트 or 노텔' 등의 공식이 성립돼 있다고 할 정도로 국산 제품은 국내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 장비업체들은 내수보다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따라서 NI(네트워크 통합) 업체들도 당연히 입찰에 응할 때 외국 장비들을 적어낼 수 밖에 없다. 특히 NI업체들의 경우 해당 외국기업들이 불합리한 횡포(이를테면 모업체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는 보상하라면서도 이득은 돌려주지 않거나 계약기간 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속에서도 앞으로의 거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외에도 산·학·연 공동연구의 부재(不在), 벤처기업들의 연구개발의욕 상실, 연구기반의 부족, 정부의 근시안적인 투자계획 등 여러 문제가 맞물려 네트워크 장비 기술 개발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기술의 후진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순히 잘되는 사업이 아니라 앞으로 2∼3년, 길게는 10년 후에 잘될 사업을 찾아 관련 기술, 그것도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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